미국 남서부 유타주와 네바다주의 광활한 사막들이 2만~1만4천년 전까지만 해도 물이 가득 찬 호수였던 것으로 밝혀져 물의 순환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단서를 주고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등 국제 연구진은 거대한 빙관(氷冠)이 캐나다 전역을 덮고 있던 마지막 빙하기에 미국 남서부 지역의 여러 계곡에 물이 가득 차 큰 호수를 이뤘을 것이며 호수 면적은 네바다주와 유타주 면적의 4분의1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또 미국 남서부와 열대 지역 사이에서 새로운 물순환 관계를 발견했으며 미국 서부에 비가 내리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장차 물순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질학자들이 이 사막지역에서 마른 호수의 호안선(湖岸線) 흔적을 발견한 것은 19세기 초였지만 물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해양 퇴적물과 서부 사막 계곡 지대에서 지난 30년간 수집한 자료를 종합해 미국 남서부와 열대지역 사이에 나타나는 새로운 물순환 관계를 발견했다.
거대한 빙관이 빙하기 폭풍의 방향을 크게 바꿔 놓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학자들은 오늘날 겨울철에 워싱턴주와 캐나다 등 태평양 지역에서 일어나는 폭풍이 과거엔 캘리포니아주 중부 및 남부지역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폭풍이 처음 강타하는 해안지역의 우기 간격과 내륙 호수의 크기 변화를 비교한 결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해양 퇴적물 속의 꽃가루를 통해 캘리포니아 해안지대의 과거 우기를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오리건주 남동부와 네바다, 유타, 캘리포니아 동부, 뉴멕시코, 텍사스 서부 지역의 과거 호수 수면 높이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분석해 서부 여러 지역의 호수들이 언제 만수위에 이르렀는지 알아냈다.
그 결과 오직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우기 간격만이 내륙 호수 확대 과정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폭풍이 남멕시코의 서쪽인 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이 지역으로 불어 온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들은 "아마도 여름철엔 비가 더 와서 지금은 약한 남서부 사막의 여름 우기에 물을 보탰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빙하호의 형성 과정은 고기후 연구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류가 북미로 이주한 과정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북미 지역에 처음 들어온 초기 원주민들이 정착했던 많은 고고학 유적지들은 이런 고대 호수의 가장자리에 있는 암석 주거지여서 호수가 고기잡이와 사냥을 위한 모임 장소 등으로 사용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