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병원이 수백명의 나이롱 환자를 입원시키고 진료기록을 조작, 무려 37억 원의 요양급여를 받은 사실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병원은 3년간의 사기행각이 들통날 때까지 그동안 관련기관의 실사에서 처분 한번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이사장을 포함해 의사, 간호사, 원무과 직원 등 병원 전체가 공범이었다.
또 환자들도 보험사기를 노리고 허위로 입원, 4억7천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내는 등 병원과 환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태였다.
이 병원의 집단사기행각은 병원이사장 조모(53)씨가 2007년 9월 부산 동구에 병원을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조씨는 28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여 일명 '사무장 병원'을 세웠지만 한달에 3천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자 요양급여를 빼돌리기 시작했다.
간호사들을 포함한 병원 직원들이 '나이롱 환자'를 모집했고 이사장은 유치건수에 따라 수당도 지급했다.
심지어 간호사들과 직원들은 자신들이 나이롱 환자가 돼 보험금을 타냈고 가족도 끌어들였다.
사전에 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은 병원의 병명 허위기재 등 진료기록지 조작 등으로 입퇴원확인서로 보험금을 타냈다.
경찰에 입건된 환자수만 현재 35명이며 추가로 480여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신경외과 출신 의사인 정모(40)씨 홀로 내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의 진료를 도맡으며 많게는 100명 가까운 환자를 돌봐야했다.
사실상 진짜 환자보다 가짜환자가 더 많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병원 측이 조작한 진료기록지는 나이롱 환자들에게 보험금 수령의 공식적인 증거가 됐고 병원은 환자들로 인해 수십억원의 눈먼 요양급여를 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관의 실사는 무용지물이었다.
혹여 현장점검을 나오더라도 직원과 환자의 끈끈한 범행공모 덕택에 단 한번도 적발되지 않고 이들의 집단 사기행각은 3년간이나 지속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전문적인 진료 차트와 나이롱 환자의 실제 진료 행위를 비교해 조작사실을 알아내기 힘들었다"며 "병원 전체에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돼 있는데다 범죄집단화 돼 있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