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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근로자 시신이라도 고향에 보내줬으면…

입력 : 2012.09.26 16:08

딸 출생 3일만에 생활고 비관 자살


"시신이라도 고향 땅에 묻혀야 하는데…"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네팔인 20대 근로자가 생후 3일된 딸을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경북 포항시 외국인근로자상담센터에 따르면 네팔인 근로자 구릉 구마르(21)씨가 지난 19일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자신이 다니던 경주의 한 회사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4월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온 구마르씨는 영천의 자동차부품 업체에 입사, 매달 14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으면서 밝은 미래를 꿈꿨으나 기쁨도 잠시였다.

월급의 상당액을 네팔에 있는 아내와 가족들의 생활비로 보낸데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카트만두에 체류하면서 사용한 1천만원 상당의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구마르씨의 고향은 카트만두에서 버스로 3~4시간 이동한 후 2시간여를 걸어야 하는 오지에 있어 한국에 오기 전 카트만두에서 한국어 학원을 다니는 등 큰 비용을 써야만 했다.

외국인근로자상담센터의 하광락 목사는 "함께 생활한 외국인근로자들에 따르면 구마르씨가 가족들과 전화를 하면 돈 문제로 언성을 높이고 전화를 끊은 뒤 더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구마르씨는 경주 안강읍에 있는 숙소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않은 채 늘 침울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6일 고향에 있는 아내가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경제적인 문제로 기쁨보다는 부담을 느껴 결국 딸이 태어난 지 3일만에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르씨의 시신은 경주지역 모 병원에 안치됐다가 25일 네팔대사관에서 인수했다.

그러나 시신을 네팔로 옮기는 데 드는 수백만원의 비용을 두고 네팔대사관과 회사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언제 고국으로 돌아 갈지 미지수다.

입국한지 1년도 안 돼 퇴직금이 없고, 자살로 인해 외국인 보험금도 받을 수 없어 안타까움만 더하고 있다.

하 목사는 "다양한 경로로 도울 수 있는 길을 알아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머나먼 이국 땅에서 젊은 나이에 꿈을 접은 구마르씨와 가족들을 위한 작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