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세종시내 아파트 단지는 물론 주변 지역까지 전세물량이 부족하고 전셋값이 급등해 공무원들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말 이전을 앞둔 국토해양부에서 일하는 공무원 변혁철 씨는 지난 주 전셋집을 알아보러 세종시내 유일한 아파트 단지인 첫마을을 찾았습니다. 단지 내 중개업소에서는 "전체 6천 세대가 넘게 입주를 마쳤는데 현재 전세물건이 거의 없고 큰 면적형만 일부 남았다"면서 "하루에도 서울에 있는 공무원으로부터 수도 없이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전세물건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전셋값도 84㎡형의 경우 1년 전보다 5천만 원 뛴 1억 3천만 원으로 급등했고, 그나마 대기자들이 이 업소에만 15명이나 쌓여 있다고 했습니다.
세종시내 전세물건 품귀현상의 여파는 15km 떨어진 대전시 유성구 노은지구에도 그대로 밀어닥쳤습니다. 이곳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올 여름엔 59㎡형 전세가 1억 4천 짜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물량이 단지 전체에 한두 개밖에 없어 집주인들이 1억 7천만 원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아산, 천안, 청원 등 주변 지역까지 전셋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전국의 전셋값은 평균 6.2% 올랐지만 아산시는 17.6%, 천안시는 16.6%, 청원군은 15%나 급등했습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추가 공급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세종시발 전세난 여파까지 더해져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셋집 구하기를 포기하고 공무원 혼자 내려와 살 집을 구한다 해도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공주시 대평리와 봉안리, 조치원읍 등 세종시 외곽 지역에 있는 20㎡ 이하 원룸 월세는 1년 새 25만 원에서 40만 원대로 뛰었습니다. 제가 확인한 물건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42만원 짜리였습니다. 공무원 월급으로는
수도권의 기존 집과 세종시내 원룸, 이렇게 두 집 살림을 하기 버겁다고 변혁철 씨는 말했습니다. 변 씨는 "예상했던 것보다 전세 아파트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그렇다고 큰 면적의 전셋집을 계약하자니 자금 부담 때문에 걱정된다"고 털어놨습니다.

올 연말까지 국토부와 환경부 등 공무원 가족 4천여 가구가 세종시로 옮겨와야 하지만 현재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은 이르면 내년 7월쯤 완공돼 당분간 추가 입주물량이 없는 상황이어서 전세난은 한동안 계속될 밖에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공무원들을 충분히 수용할만큼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거 공급되는 시점은 2014년 이후입니다.
공무원들은 현실적으로 전셋집을 구하기 힘든 만큼 한시적으로라도 수도권까지 오가는 통근버스를 운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세종시 조기 청착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변 씨는 "결국 이렇게 준비도 못한 채로 11월 말 청사가 이전하면 주중엔 찜질방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동료 중엔 신청사 안에서 자겠다며 간이침대를 알아보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