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접대부를 상대로 기승을 부렸던 성형대출 사기가 여대생과 직장인 등 일반 여성에게도 '마수'를 뻗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 일당은 대부업체·병원과 짜고 수수료만 챙기던 기존 수법에서 나아가 대출금을 몽땅 챙겨 달아나는 등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어 당국의 단속이 시급하다.
23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직장인 임 모(21·여) 씨는 지난 6월 강 모(34) 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임 씨는 고소장에서 "강 씨가 원금과 이자는 물론 용돈까지 얹어주겠다고 해 내 명의로 대부업체에서 2300만원의 대출금을 받아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친구들을 포함해 20∼30명의 피해자들 모두 각각 2000여만 원씩을 뜯겼다.
피해자 중에는 대학생도 여럿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몰라 몇 달째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씨는 또 "피해자 대부분이 친구나 선후배를 통해 강 씨를 알게 됐으며 작은 금액이지만 용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쉽게 속아 넘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현재 휴대전화 집단 채팅방에서 피해 사실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강 씨를 고소한 피해자가 임 씨 외에도 4명 더 있으며 피해 내용도 모두 같은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강 씨는 올해 초 '지인이 운영하는 대부업체가 실적을 올려야 하는데 명의만 빌려주면 성형 명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원금과 이자에 수십만원의 사례금을 약속했다.
강 씨는 넘겨받은 대출금으로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사례금을 건넸고, 3개월이 넘도록 대출금 일부도 대신 갚아 피해자를 안심시키고 나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취재 결과 강 씨는 성형수술비가 필요한 유흥업소 종사자 270여 명을 대부업체에 소개해주고 병원을 알선해 수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로 지난 6월 구속돼 현재 서울구치소에서 수감돼 있다.
강 씨는 지난 12일 경찰 접견 조사에서 "추가 피해 사실과 관련해 검찰에 모두 진술했다"고 말했으며 검찰은 지난 7월 중순께 강 씨를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피소된 나머지 2명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