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입찰담합 관련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작업을 벌였다는 내부 증언이 나와 4대강 담합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4대강 관련 자료는 감사 대상도 아니고 감사할 계획도 없다"고 밝힌 해명이 모두 거짓으로 밝혀지면 공정위가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공정위가 국회의원들에게 거짓해명을 했다"며 묵과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 A씨 "감사 과정서 집요하게 추궁당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한 일체의 조사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최대 징역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19일 공정위를 항의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수차례 하고, 공정위가 이를 극구 부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동수 위원장은 "특정인의 제보 여부는 조사하고 있지 않으며, 4대강 문건 유출자를 색출하려는 목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 직원이 내부 자료를 대량으로 무단 유출해 보안 차원에서 이를 조사했을 뿐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해명이었다.
그러나 의심을 받은 공정위 직원의 증언이 나오면서 공정위의 해명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당 직원인 A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담당부서 직원이 조사 과정에서 집요하게 `4대강 문건을 유출했느냐', `민주당에 이를 제보했느냐'고 추궁했다"고 말했다.
A씨는 "총 3차례의 조사에서 3차 조사는 6시간 동안 이뤄졌는데 이 때 4대강 문건의 유출과 민주당 제보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이라면 공정위의 조사가 4대강 관련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의도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A씨는 "조사 과정을 모두 녹음했기 때문에 녹취록만 보면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A씨에 대한 조사는 10일과 13, 14일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녹취록을 요구한 A씨에게 공정위는 당초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주기 어렵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측은 공정위가 A씨뿐 아니라 4대강 담합 사건과 관련된 직원들을 모두 불러 제보 여부를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 `무단 유출' 기술적으로 불가능
공정위는 A씨가 대량의 자료를 무단으로 유출해 조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담당 부서의 허가를 받아 자료를 다운로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에서 정보화담당관의 허락 없이는 대량의 자료를 빼내기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주변의 말이다.
공정위가 직원들에게 나눠준 보안 USB를 이용하면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지만, 그 용량은 4GB(기가바이트)로 제한된다.
A씨는 내려받은 자료는 30GB에 달한다.
A씨는 업무상 필요에 의해 자료를 다운로드받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상급기관인 총리실로 파견돼 공정위를 총괄하는 업무를 해야 했다"며 " 정보화담당관실의 허락을 받고 관련 자료를 다운로드해 가져갔다"고 말했다.
근무했던 부서가 카르텔총괄과이기 때문에 카르텔(담합) 사건과 관련된 자료 등이 다운받은 자료에 포함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운받은 자료는 담합사건 심사보고서 초안, 증거자료 및 진술조서, 소송 진행 중인 사건의 대응계획, 현장조사계획서, 담합 자진신고 접수 및 지위확인 대장 등이다.
A씨는 "공정위가 나를 4대강 문건의 제보자로 의심하고 집중 추궁하는데다 자료를 무단 유출했다는 혐의까지 씌우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 민주당 "공정위 거짓말 드러나면 고발" A씨의 증언 소식에 민주당은 공정위가 국회의원들에게 거짓 해명을 한 것이라며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날 공정위를 방문한 자리에서 위원장, 사무처장, 감사담당관이 이구동성으로 "특정인의 4대강 제보 여부는 결코 조사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수차례 질문을 했는데 거짓 답변으로 일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정위가 거짓 해명을 계속한다면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과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측은 공정위에서 A씨를 조사한 과정을 담은 녹취록과 문건 등을 모두 제출받아 검토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에 "A씨를 조사한 것은 4대강 제보자 색출 목적이 아니며 대량의 문건이 무단으로 유출된 것을 확인해 이를 회수하려 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