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미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17일 무죄를 선고받아 교육과학기술부와 대결에서 한판승을 거뒀다.
전교조 등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은 판결 직후 "이번 기소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고발에 정치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해 맞장구를 쳐줬다"면서 고발을 한 교과부와 검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전주지법 제3형사부는 이날 김 교육감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미뤄 국가기능을 저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징계를 내리는 등 직무를 포기하거나 방임한 게 아니다"고 무죄를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2010년 7월 취임한 뒤 시국선언 교사 3명에 대한 징계를 1년7개월간 미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정부 지침에 어긋나는 교원평가 시행계획을 바로잡지 않고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미뤘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교과부로부터 고발됐다.
검찰은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는 이미 교육청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돼 교육감이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며 기소했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 유보는 사법부 내에서도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대법원 최종 판단을 보고 징계를 하더라도 국가의 징계권에 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7개월간의 법리 검토 끝에 김 교육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시국선언 위법에 대한 사회적 논란 ▲해당 교사들에 대한 형사사건 1·2심에서 반대 판결이 선고된 점 ▲시국선언 참여교사들 탓에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한 점 ▲대법원 판결 선고 직후 징계의결을 집행한 점 등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시국선언 교사들은 2009년 7월 서울광장에서 1차 시국선언 참여 교사에 대한 교과부의 징계에 항의하고 특권층 위주의 교육정책 중단 등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1·2심에서 유무죄가 엇갈렸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이 나 시국선언 교사들은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무죄 판결이 나오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성명을 내고 "현 정부와 이주호 장관은 경쟁교육과 갈등조장으로 우리 교육을 불통으로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쟁교육, 특권교육의 칼춤을 추고 있는 이 장관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교육감은 이번 판결과 별개로 도교육청에 대한 특별감사 지시를 내린 이 장관의 탄핵에 나섰고 학교폭력 인터넷 실태조사를 거부하는 등 앞으로도 교과부와 지난한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전북교육의 인권이 침해당할 경우 또다시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사실상 교과부와 타협 불가 입장을 밝히는 등 양측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