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회생 사건을 담당하는 전국 판사들이 중산층의 재정적 파탄이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심리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개인회생사건의 생계비를 산정할 때 소득증가, 주거비용 등의 요소를 현실적으로 반영하자는 쪽으로 중론이 결집됐다.
서울중앙지법(이성보 법원장)이 지난 14일 `도산절차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주제로 강원도 원주에서 개최한 첫 전국 회생·파산법관포럼에서 발표를 맡은 서보민(41·사법연수원 30기) 판사는 "중산층의 생계비와 주거문제를 개인회생 절차에서 어떻게 수용·해결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과제를 꺼냈다.
서 판사는 "최근 고소득·주택보유 채무자들도 개인회생절차를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추세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 과중 채무자도 구제하기 위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개인회생 접수건수는 2008년 4만 7천873건, 2009년 5만 4천607건, 2010년 4만 6천972건으로 5만 건 안팎을 유지하다가 작년 6만 5천171건으로 40%가까이 늘어났으며 올해는 7월까지 벌써 5만 2천843건에 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판사들은 중산층까지 재정적 파탄에 이르는 사례가 급증한 만큼 개인회생 사건의 심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소득 증가에 비례해 생계비를 높이거나, 물가상황과 주거비용을 생계비에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산정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뜻을 모았다.
판사들은 또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일부 법원의 새로운 개인파산절차를 전국 법원으로 확대하자는데도 공감했다.
이 법원장은 "가계부채 문제에 빨간 경고등이 켜진 지금 사건 심리방식의 변화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법원의 실무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14개 법원에서 법인·개인의 도산절차를 담당하는 법관 41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