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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해남의 한 마을에서 경찰이 성폭행범 잡겠다면서 이 마을 남자 100여 명의 DNA를 채취했습니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조성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해남의 한 마을에서 귀가 중이던 여고생이 괴한에게 성폭행 당한 건 지난달 25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현장 CCTV나 피의자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없어 수사는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결국 피해 여학생 몸에 남아있던 피의자의 DNA를 토대로 역추적하기로 하고, 마을 반경 8km 안에 거주하는 65세 미만 남성 100여 명의 DNA를 채취했습니다.
처음에는 형사들이 주민을 찾아와 동의를 구한 뒤 DNA를 채취해 갔고, 이후 주민이 스스로 경찰을 찾아가 DNA 정보를 제공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DNA 채취에 동의한 사람에 한해 샘플을 받은 만큼 인권침해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남 해남경찰서 관계자 : 다 동의를 받고, 주민이 오히려 협조해주고 경찰을 못 만난 분은 경찰서까지 와서 해주고 그랬어요.]
하지만 일부 주민은 "DNA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자칫 피의자로 오해받을 수 있어 억지로 채취에 응했다"며 인권침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