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민주, 안철수 출마시사에 "환영하나 경쟁 상대"

입력 : 2012.09.11 19:23|수정 : 2012.09.11 19:23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1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사실상 출마를 시사한 것에 대해 범야권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안 원장과의 연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문재인 후보 측 윤관석 대변인은 "안 원장의 출마가 예상된 것이긴 하지만 환영한다"며 "12월 대선에서 범야권의 정권교체를 위해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그동안 국민의 속을 태웠던 안 원장이 적어도 출마 여부 발표시기를 정한 것은 후련한 일"이라며 "국민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드는데 손 후보와 함께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두관 후보 측 김관영 대변인은 "선의의 단일화 경쟁을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정세균 후보 측 이원욱 대변인은 "새누리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연대해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공식논평에서는 환영이라는 말이 빠진 채 사무적이고 무덤덤한 입장만 나왔다.

박용진 대변인은 "안철수는 안철수의 시간표에 따라 자기 입장과 행보를 가지면 될 것이고, 민주당은 민주당의 약속과 계획대로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위해 온힘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안철수는 안철수, 민주당은 민주당'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런 반응은 안 원장이 민주당 입장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협력해야할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 즉 경쟁자라는 이중적 지위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내에서는 자력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은 만큼 안 원장의 등판을 통해 야권의 힘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한 초선 의원은 "안 원장을 지지하는 중도층까지 민주당 후보가 껴안아야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안 원장의 불출마는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안 원장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 민주당이 안 원장을 경쟁자로 여기며 후보단일화 승리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점은 예견된 일이다.

민주당 인사들이 선의의 경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안 원장을 넘어서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민주당 경선이 본격화한 후 민주당 후보들의 합계 지지율이 안 원장에 버금가거나 앞서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의 자강론을 잘 살리면 단일화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당내에서는 안 원장의 입당이 전제되지 않는 단일화 논의가 있을 수 없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아 향후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이 단일화를 놓고 정면승부를 벌이는 상황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