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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양식장에 6000만 원 짜리 '공중 화장실' 등장

입력 : 2012.09.11 19:25|수정 : 2012.09.11 19:25

분변 등 오염원 막아 굴 수출 재개 목적


경남 남해안의 굴 양식장에 6000만 원 짜리 해상 공중화장실이 등장했다.

경남도는 최근 통영시 한산면 한산만 송도 해역에 공중 화장실 1곳을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남도는 이달 중에 모두 10곳에 같은 화장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해상 공중화장실 설치는 지난 5월부터 중단된 남해안 지정해역의 굴 수출을 재개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다.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해당 해역 위생점검에서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미국은 5월에 통조림을 포함한 모든 굴의 수입과 판매를 중단했고 캐나다와 대만 등이 뒤를 따라 남해안 굴 양식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노로 바이러스는 분변 등 오염물질의 유입이 주 원인으로 드러났다.

경남도는 오는 10월 예정된 FDA의 재점검을 앞두고 오염원 차단을 위해 이 같은 해상 화장실을 도입하기로 했다.

해상 화장실은 자체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선박의 탑승자들이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소형 선박에 있는 이동화장실의 분변 수거와 세척에도 이용된다.

일부 양식장에 간이 화장실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형태의 해상 공중화장실은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경남도는 설명했다.

그런데 이 화장실은 설치 비용과 절차가 만만치 않다.

화장실 시설 자체는 간단하지만 해상에 띄우는 데 필요한 뗏목 제작비만 5천만원이 들어 개당 비용이 6천만원에 이른다.

10곳에 설치하려면 6억이나 든다.

경남도는 FDA의 지정해역 재점검을 통과하기 위해 어렵게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했다.

해상 공중화장실에 모인 분뇨는 월 1~2회 선박으로 수거한다.

경남도가 분변 등 오염원 차단을 위해 설치하는 화장실은 이뿐만 아니다.

주변 해역을 오가는 선박에는 세척해 재사용하는 네덜란드제 '이동화장실' 2천500개를 최근 들여와 설치하고 있다.

또 해역 내 양식장 103곳에는 어민들에게 30% 가량의 비용을 지원해 개당 200만원 정도 드는 화장실을 설치한다.

이 회장실은 낚시꾼 등 바다 이용객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처럼 세종류의 화장실을 해상에 설치해 분변 유입으로 인한 식중독균을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 경남도의 구상이다.

경남도와 통영·거제시, 고성·남해군 등은 화장실의 청결 유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위생감시원을 따로 둬 2∼3일에 한 차례씩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중화장실은 고정 시설이어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도 받아야 한다.

태풍이 불면 선박 처럼 피항시켰다가 다시 가져다 놓아야 하는 등 관리도 쉽지 않다.

경남도 김상욱 해양수산과장은 "해상 화장실 설치에 맞춰 주요 항·포구에도 분변 수거 세척시설 20곳을 확충하고 지도단속도 강화할 것"이라며 "FDA 재검검에서 반드시 위생문제가 해결돼 굴 수출이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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