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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안풍'에 휘청…"2002년 후단협 악몽 재현?"

입력 : 2012.09.09 06:59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2002년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사태의 악몽이 떠오른다." 야권의 유력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주통합당 안팎에서 심심찮게 도는 얘기다.

안 원장에 대한 여론의 쏠림 현상 속에 경선 흥행 부진까지 겹치면서 민주당 주자들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소속 의원들의 동요가 가속화되면서 지난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후단협 사태'와 같은 극심한 내부 분열상이 반복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인 셈이다.

2002년 10월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15%대로 주저앉자 당내 반노(반노무현)ㆍ비노(비노무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크호스'로 떠오른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후단협이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집단 탈당 사태가 빚어졌으며 당 일각에서 `후보 교체론'까지 고개를 들면서 민주당은 엄청난 내홍에 휩싸였다.

결국 노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진 뒤 극적인 대선 승리로 귀결됐지만 그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으로선 안 원장이 출마와 함께 입당을 선택할 경우 고민거리를 덜게 되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안 원장이 제3지대에서 독자세력화에 나선다면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를 사이에 두고 당내 의원들의 `눈치작전'과 민주당 이탈 도미노가 연출되면서 `安風'(안풍ㆍ안철수 바람)발(發) `빅뱅'으로 야권내 정계개편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민주당 소속 의원 128명 가운데 60명에 가까운 의원들은 경선이 종반전으로 접어든 현재까지도 특정 캠프에 몸을 담지 않은 채 중립지대에 머물러 있다.

한 중진 의원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데도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캠프에 합류하지 않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상당수는 안 원장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안 원장과 가까운 사이인 송호창 의원이 지난 6일 안 원장측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을 두고는 사실상 `커밍 아웃'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었다.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김기식 의원이 주도하는 시민정치포럼, 김한길 최고위원이 대표인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45명 가량으로 구성된 초계파 모임인 `민주동행' 등 안 원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당내 세력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주목된다.

더욱이 경선 기간 `문 대 비문'(문재인 대 비문재인) 후보 진영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경선 이후'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문 후보가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어느쪽이 당의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경쟁 진영의 협력과 지원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벌써부터 당 일각에선 일부 캠프의 조직과 지지세력이 당 후보 보다는 안 원장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괴담'까지 나돌고 있다.

김한길 최고위원이 지난 7일 "신당론이나 제3지대 창당론은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돕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한 것을 놓고도 집안 단속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안풍'이 계속 위력을 발휘하느냐 여부와 이달 중으로 확정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추세에 따라 당내 분위기도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지도부 핵심인사는 "민주당 후보가 `컨벤션 효과' 등으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당 차원에서 강력한 쇄신 의지로 이를 뒷받침한다면 `안풍'을 충분히 꺾을 수 있다"며 "의원들의 동요나 이탈은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