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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버스 운전, 화장실 갈 시간 없어서…"

유덕기 기자

입력 : 2012.09.07 08:48|수정 : 2012.09.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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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스 운전사들이 핸들을 15시간 이상 잡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기사님들 건강뿐 아니라 승객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유 기자! (네.) 2~3시간만 운전해도 눈이 뻑뻑한데 그런데 15시간씩 운전하는 현실,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시내 그리고 시외버스 기사들이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지역들이 있는데요, 경기도가 대표적인 곳입니다.

하루 15시간 이상씩 운전을 하는 버스기사의 하루를 제가 쫓아가 봤는데요.

함께 현장 한 번 보시죠.

새벽 5시 반.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경기도 지역 버스기사 김상혁 씨는 이 시간이면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전 6시 반.

드디어 첫 운행이 시작됩니다.

[김상혁/경기도 시내버스운전기사 : 오늘 제가 회전 수가 6회전 왕복해서, 18시간 정도 근무를 하거든요.]

버스를 차고지에서 종점까지 운행한 뒤 다시 차고지까지 몰고오는 걸 버스기사들은 1회전이라고 합니다.

많은 기사들은 회사에서 1회전마다 배정하는 시간이 실제 교통 환경과 동떨어져 있다 말합니다.

[쉬는 시간이 없고, 밥 먹을 시간이 없고, 잠깐 화장실 갈 시간도 안 되니까.]

2번의 왕복 운행을 끝낸 뒤, 겨우 조금의 휴식시간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나올 때 기본적으로 김밥 같은 것을 싸갖고 나와서 시간이 안 되면 차에서 먹고 바로 나가는.]

제대로 밥 먹을 시간 없이 점심을 먹은 뒤 똑같은 운전석에 똑같이 앉아 같은 길만 왕복 4번째 운행을 하니 벌써 10시간이 지나갑니다.

늘상 그렇듯 이 시간쯤 되면 머리가 무거워지고 눈이 아파 옵니다.

16시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어느새 마지막 운행.

[지금 18시간 정도 운전을 했고요. 엄청 피곤해서 눈이 빠지는 것 같고. 힘드네요.]

이렇게 경기도 지역의 여느 버스운전 기사들처럼 김 씨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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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벽 첫 차부터 밤 늦게까지 우선은 기사분들의 몸이 너무 안 좋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사들의 건강도 굉장히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하루 8시간씩 2개 조가 일하는 서울 등 광역시 버스기사들과 달리 경기도 지역 버스 기사들은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 근무를 합니다.

적게는 15시간에서 많게는 18시간씩 연속 운행을 하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긴 시간 한 자리에서 쉬지않고 일하는 건 단순히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윤간우/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 운전시간이 10시간 이상 초과되면 소주 4분의 1병 정도 먹은 수준의 운전능력 감소를 보인다.]

연속 운전 18시간이면 혈중알코올 0.1%를 넘는 상태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루도 아니고 1달, 1년 이렇게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졸음 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습니다.

출근길 도로 턱을 넘어선 버스가 옆으로 쓰러져 시민 11명이 다치고, 시외 버스가 앞서 가던 또다른 버스를 들이받아 승객 15명이 다칩니다.

이런 사고가 모두 장시간 운전에 따른 졸음운전 때문이라는 게 기사들의 주장입니다.

[동두천 사고 버스기사 : 신호를 받다가도 깜빡 졸아요. 눈을 뜨면 순간적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이 안 나죠.]

한 통계를 보면 격일제 근무 버스기사의 사고 발생률은 하루 2교대제 기사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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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근무형태가 바뀌지 않고 있는 이유, 어디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기자>

누가 봐도 무리인 근로형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운송회사들의 이익 때문이란 게 중론입니다.

격일제로 버스운행을 하면 하루 2교대제보다 필요한 기사 수가 적어집니다.

2교대제를 운영하는 회사는 평균 1대에 2~3명의 운전기사를 고용하고, 격일제 운영회사는 평균 1대에 1.8명의 기사를 고용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인데요.

[버스노조 관계자 : (버스를) 100대로 가정하면, 2교대제가 격일제에 비해 80명을 더 고용해야 한다는 거죠. 결국 적게 뽑고 차를 운영하기 위해서….]

주무부처와 노동계에 따르면 7개 광역시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격일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버스기사의 건강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이 달려 있는 만큼, 버스기사의 근무제도 개선을 위한 당국의 정책적 지원과 그리고 협력이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