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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연 생태계 살아나자 항공사고 우려 커져

입력 : 2012.09.04 03:33

연방항공청, 조류충돌 대책 '고민'


검은머리솔새, 가마우지, 미국오리, 짧은부리도요, 해오라기, 잉꼬, 쇠오리.

조류 학자의 수첩에 들어 있을 법한 이름이지만 이들은 항공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조류충돌(Bird Strikeㆍ항공기 운항 중 조류가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히는 현상)의 '희생자'들이다.

지난 2009년 1월 고장난 US 에어웨이 여객기를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시켜 '허드슨강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체슬리 슐렌버거 당시 기장이 발견한 것도 한 떼의 오리들이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연방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비행기 운항편수가 늘어나고 공항 인근의 새도 증가하면서 조류충돌이 1990년대에 비해 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교통부 감사국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특히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덜레스 국제공항, 레이건 공항,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 등 3개 주요 공항에서 올 들어서만 70여 차례의 조류충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캘리포니아주 샌터바버라에 접근하던 중 조류와 충돌했고 같은 달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탄 공군기도 조류충돌 사고를 당했다.

보고서는 연방항공청(FAA)이 지난 5년간 공항 인근의 조류와 야생동물을 통제하기 위해 무려 4억 5천800만 달러를 투입했으나 항공기 승객에 대한 위협을 충분히 줄이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FAA는 이에 대해 "전반적인 사고 건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최악의 충돌사고는 줄어드는 추세"라면서도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조류충돌의 원인이 되는 새들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미국 정부의 보존 노력으로 멸종 위기에서 벗어난 종이라는 점이다.

농무부의 캐럴 배너먼은 "조류충돌의 대표적인 위협으로 꼽히는 큰 새들은 대부분 최근 들어 계속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연보존 정책의 성공 스토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류충돌의 원인이 되는 캐나다 거위, 펠리칸, 캐나다 두루미, 야생 칠면조, 독수리 등은 50년 전까지만 해도 농약 등으로 말미암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으나 지금은 다시 번성하고 있다.

농무부는 FAA와 협조해 공항 인근에서 야생동물의 번식을 막으려고 여러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새들을 쫓으려고 대포 소리를 내거나 실제로 포획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상 최초의 조류 충돌은 1905년 오하이오주의 옥수수 농장 상공에서 발생했으며 이를 기록한 사람은 동력비행기를 처음으로 만든 '라이트 형제'의 동생 오빌 라이트였다고 WP는 소개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