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을 동반한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가 막대한 피해를 본 광주·전남지역은 특히 간판이 떨어지는 바람에 발생한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시에 28일 하루 동안 접수된 간판 탈착 건수가 200건을 넘었고 남구에서는 1명이 떨어진 간판에 맞아 부상했다.
다행히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휴업 조치와 주민들이 외출을 삼가 간판 탈착으로 인한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매년 2∼3차례 불어닥치는 강풍에 간판은 '공중에 매달린 흉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경진 변호사는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오전에 법원에 가려다 태풍에 날린 간판에 머리 뒤통수를 충격당했습니다.
평소에 그저 무심코 보던 간판, 돌출물 이런 강한 바람에는 흉기로 돌변하기도 하는군요.
다들 조심하십시오"라고 `공포의 간판'에 당한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가로형(벽면 부착형) 간판은 한 변의 길이가 10m 이상이거나 4층 이상에 설치할 경우는 관할 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나머지는 신고해야 한다.
돌출형 간판은 지면으로부터 높이 5m 이상의 경우는 허가를 받아야 하고 나머지는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광주지역 상당수 간판은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불법 설치물로 알려졌다.
간판업을 하는 김모씨는 29일 "광주지역에 설치된 간판의 80∼90%는 불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80∼90%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 간판이 허가를 받지 않거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 같은 불법이 관행화돼 과태료도 제대로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광주 광산구가 민형배 청장이 취임하면서 의지를 갖고 수완지구 등의 불법 간판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간판 소유주의 반발 등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불법 간판이 난무하면서 미관뿐 아니라 안전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김모씨는 "건물주나 간판업자가 간판을 달 때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면 안전에 신경을 더 쓰기 마련"이라며 "태풍에 떨어질 정도로 간판이 설치된 것은 날림공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단속을 하면 오랜 관행도 근절될 것"이라며 "간판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과 계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건물 옥상과 벽면에 너덜거리는 간판들이 30일부터 남해안에 영향을 미칠 태풍 덴빈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오후 4시 공무원들을 조기 퇴근시켜 간판을 정비한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