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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독도에 갈 때 가져가야 할 건 뭐?

김범주 기자

입력 : 2012.08.24 15:40|수정 : 2012.08.24 18:06

감사합니다, 독도경비대


지난 주 광복절을 맞아 취재 차 독도를 다녀왔습니다. 두어 달 전에 독도에서 1박 2일을 지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다시 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기자를 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경우가 이렇게 한 번 가보기도 힘든 곳에서 며칠을 묵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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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먼저 간략하게 설명드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독도에는 동도와 서도가 있는데요.  옆에 사진이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의 모습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서도에는 작년에 새로 지은 ‘어민 숙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3층 건물인데, 1층에는 독도의 유일한 주민인 어민 김성도 어르신 부부가 사시고, 2층에는 독도 관리를 위해 또 많은 고생을 하시는 ‘독도관리 사무소’ 직원들이 묵고 있습니다. 그리고 3층은 관청 같은 곳에서 독도에 와서 일을 해야 할 때 잠깐 잠깐 게스트룸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끔은 저희 같은 언론사에도 빌려주기도 하죠. 그래서 두 달 전에는 이곳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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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에는 바로 ‘독도 경비대’와 등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독도 경비대는 모두 40명. 독도에서 군 생활을 하고 싶다고 자원한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원래는 울릉도에 있다가 두 달 정도 독도에서 순환근무를 합니다. 주된 업무는 당연히 독도를 경비하는 업무죠. 저희가 머무는 기간에도 독도 근방에 외국 배가 출몰했다는 가정 하에 하루에 한 번 씩 갑자기 훈련을 했습니다. 덕분에 아무 것도 몰랐던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헐레벌떡 뛰어다니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독도에서 경비를 서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름엔 ‘깔따구’라는 깨만한 벌레가 괴롭힙니다. 잘 보이지도 않는데, 한 번 물리면 빨갛게 살이 부풀어 오릅니다. 그리고 며칠동안 간질간질해서 안 긁을 수가 없는데요, 긁었다 하면 3년 이상 흉터가 남습니다. 독도경비대원들의 다리는 다 이 깔따구 때문에 옴이 오른 것처럼 빨간 흉터 투성이였습니다. 그래서 한 여름인데도 야간 경계근무를 설 때 긴팔 옷은 물론이고 얼굴에도 마스크를 하고 몇 시간을 있어야 합니다. 저도 물려봤는데, 더워도 물리는 것보단 차라리 그게 낫겠더군요.
이미지겨울엔 날씨와 싸워야 합니다. 겨울엔 독도 주변에 날씨가 아주 궂어지는데요. 파도가 높고 바람도 세서 배가 거의 오질 못해서 정말 ‘외로운 섬’이 돼 버립니다. 먹을 것과 기타 용품을 실어 나르기도 그만큼 쉽지 않죠. 다행인건 물은 ‘해수 담수화 시설’이 설치 돼서 하루에 27톤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파도가 높게 치면 이 바닷물을 끌어올리는 게 힘들어서 기계를 제대로 돌리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럴 때면 마시는 용도로만 쓰고,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씻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랍니다. 또 물 파이프에 공기가 조금만 들어가도 빨아올리지 못하게 되는데, 이럴 땐 그 추운 겨울날 위험하게 파이프 배수구까지 내려가서 밸브를 손으로 풀어줘야 한답니다. 이래 저래 여름이나 겨울이나, 독도경비대는 어렵게 그 땅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독도경비대의 일상에 한 가지 낙이 있다면, 바로 하루에 몇 번씩 배를 타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마중하는 일입니다. 매 번 배가 올 때마다 예닐곱 명이 선착장까지 이어진 333계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제 생각엔 귀찮은 일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도 날씨가 나빠서 하루 동안 섬에서 못 나오고 배를 기다려보니, 그 심정이 이해가 가더군요. 사람이 그립다고나 할까요. 너무나 관광객들이 반가웠습니다. 저희가 그런데, 경비대원들은 더 하겠죠.

일단 배가 도착하면 경비대원들은 일렬로 서서 배에 경례를 합니다. 그리고 위험지역으로 가지 않게 안내하고, 혹시 원하는 분이 있으면 같이 사진도 찍어줍니다. 그리고 다시 안전하게 배로 손님들을 모신 뒤에 떠나는 배에 경례를 하고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두 손을 흔듭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을 꾸며서가 아니라, 진짜 즐거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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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희가 떠나던 날, 한 중학교 학생들이 독도를 찾았다가 경비대원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뭐냐고 물어봤더니 과자라고 하더군요. 아니 어떻게 알았을까 싶었습니다. 안 그래도 경비대원들에게 뭐가 제일 필요하냐고 물었었거든요. 기본적인 물품이나 식품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호품까지 충분히 공급하기는 어려운게 독돕니다. 그래서 한창 나이 대원들이 가장 원하는건 주전부리였습니다. 과자와 비타민을 공급할 과일류말이죠. 일반 군대면 PX라도 있는데, 독도는 그런 데가 없으니 괜히 더 먹고파지는 모양이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학생들이 딱 원하는 걸 가지고 온 셈입니다. 저도 그렇게 마음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흐뭇해졌는데요.

오늘도 우리 땅 독도를 가시려고 하는 분들 계실겁니다. 혹은 조만간 가야지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럴 땐 독도와 함께, 그 곳에 있는 든든한 경비대원들을 만나게 될거란 점을 생각하셔서 몇 가지 작은 선물을 준비해 가시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과자도 좋고 과일도 좋고,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도 좋고, 또 다른 것도 괜찮지 싶네요. 저도 소포로라도 몇 가지 챙겨 보내려고 합니다. 독도에 다녀오니, 왠지 고생하는 경비대원들에게 이렇게라도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독도 경비대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