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일 정교회 사원에서의 반(反) 푸틴 공연으로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멤버들에 대한 재판과 관련해 불필요한 소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호소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핀란드를 방문해 에리키 투오미오야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록 가수 재판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법원의 일에 간섭해선 안된다"며 "개인적으로 판결 결과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법원에 대한) 간섭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형량의 적합성에 대해 "독일에서도 교회 내에서의 신성모독에 대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고, 프랑스와 핀란드에서도 2년의 징역형이 정해져 있다"며 재판 결과에 큰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라브로프는 그러면서 재판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항소 절차가 남아있다며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고 사건과 관련한 소란을 피우지 말자"고 호소했다.
모스크바 하모브니체스키 법원은 앞서 17일 정교회 사원에서 여당 대선 후보인 블라디미르 푸틴을 비난하는 깜짝 공연을 벌여 기소된 푸시 라이엇 단원 3명에게 각각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여성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월 복면을 쓴 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요란한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펼쳐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엄숙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최대 정교회 성당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에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3월 초 깜짝 공연을 벌였던 단원들 가운데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 등 3명의 여성이 수사 당국에 체포돼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부는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록 가수들에 대한 유죄 판결에 러시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