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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밤사이 충청지역에 비 피해가 집중됐습니다만, 어제(15일)는 서울 강남이 또 물에 잠겼습니다.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강남이 자꾸 침수되는 걸 보면 조금 복잡한 기분이 들죠.
장훈경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장 기자.
어제는 정확히 어느 정도 였습니까?
<기자>
네, 어제 정말 무서울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도로에서 파도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남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얼마나 대단했는지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서울 잠원동 한남대교 남단입니다.
버스 한 대가 어른 무릎 높이까지 차 오른 물을 헤치고 지나갑니다.
옆에 물살 보이시죠?
철썩철썩 인도로 밀려오는 게 마치 파도 같은데요.
거센 물결을 본 제보자도 놀라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파도가 쳐. 파도가…여기 무슨 바닷가인 것 같아.]
물살을 헤치고 달려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정지하더니 시동이 멈춘 듯 전조등이 꺼져 버립니다.
도로 곳곳에 엔진이 멈춰버린 차들이 버려져 있는데요, 한 남성은 물에 갇힌 차에서 내려서 작은 아이는 안고 큰 아이는 손으로 잡고 걸으면서 아슬아슬하게 피신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제보자의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백철현/목격자 : 한 명은 안고 하나는 손잡고 50~60m 정도 물에 잠긴 도로를 걸어서 빠져나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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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가 좀 많이 내렸다하면 또 이렇게 물이 잠기는지, 강남은 작년에도 그랬잖아요?
<기자>
네, 지난해 엄청났던 폭우에도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됐었는데요, 그때는 우면산 산사태를 비롯해 워낙 폭우 피해가 컸기 때문에 강남은 사실 크게 조명받지는 못 했습니다.
작년과 한 번 비교해보겠습니다.
어제 하루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는 각각 180mm에 가까운 비가 내렸습니다.
오후 한때 강남역과 선릉역, 사당역 주변 인도까지 물이 차기도 했는데요, 강남 일대에 저지대가 특히 문제였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물이 차올라서 탈출했다는 제보자의 말 한 번 들어보시죠.
[이수민/택시 승객 : 시동이 켜지지도 않고 차 문을 열면 물이 쏟아져 들어와서 일단 차 위로 잠깐 올라갔다가 밖에 있던 분들이 손을 잡아줘서 (택시기사와) 같이 걸어 나왔어요.]
저기는 강남대로인데, 하수도 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려 차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 모습들은 흡사 지난해 강남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200mm가 넘는 장대비가 단 3시간 동안 집중됐던 지난해에 비해선 피해가 크지 않지만, 1년 전 악몽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아찔한 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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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뿐만 아니라 광복절인 어제, 수도권에 비 피해가 워낙 많았죠?
<기자>
네, 워낙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다보니까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아찔했던 순간들, 화면 통해 보시겠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 도림천 구로 1교 아래입니다.
두 남성이 갑자기 불어난 도림천 물을 피하지 못하고 고립됐는데요, 소방대원이 로프를 던져 이동해 한 남성을 구해냅니다.
둔치에서 1시간 넘게 오도 가도 못한 70대 남성입니다.
물살에 떠밀려 내려갈 듯 올라오는 남성 보이시죠?
두 번째 남성인데, 이 남성 역시 거센 물살을 뚫고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서울 오륜동 성내천 구름다리에도 사고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에 60대 여성이 구름다리 난간을 잡고 간신히 버티다 구조됐는데요.
출동한 소방대원의 말 들어보시죠.
[출동 소방대원 : 건너려고 하다가 갑자기 물이 내려오니까 구름다리는 못 건너가고 구름다리 가운데에 고립된 거죠. 난간을 잡고 있었죠.]
인천 강화에선 인삼을 키우던 한 60대 남성이 폭우에 비 피해를 막으러 밭에 나갔다가 수로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앵커>
비가 아직도 계속 되고 있으니까 남부지역에 추가 피해가 더 없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