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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정구 전 의원 유족에 8억 배상하라"

입력 : 2012.08.15 04:48

"정부측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남용"


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고(故) 제정구 전 의원의 유족에게 국가가 8억 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한규현 부장판사)는 제 전 의원의 부인 등 유족 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관들이 제 전 의원을 체포·구속하면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수사과정에서도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이 반국가단체를 구성했다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공표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오히려 가해자가 돼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국가배상법에 따라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 측은 소송 과정에서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의 민청학련 사건 조사 결과가 발표된 2005년으로부터 소멸시효(3년)가 지나 청구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그러나 "유족을 보호할 필요성은 매우 큰 반면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위자료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고 불공평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대 국사학교 4학년생이던 제 전 의원은 이철·유인태 전 의원 등과 함께 유신헌법 반대, 긴급조치 철폐를 목적으로 만든 모임 때문에 비상보통군법회의에 넘겨져 긴급조치·국가보안법 위반, 내란예비음모죄로 1974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빈민 운동에 투신하다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99년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부인이 재심을 청구해 작년 2월 서울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총 10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