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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여수 엑스포, 누구를 위한 축제였을까

김범주 기자

입력 : 2012.08.14 09:34

'관람객 8백만명'의 진실은


지난 주 목요일, 여수에 다녀왔습니다. 막바지에 이른 엑스포 취재를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매표소 광경이 상당히 재미있었는데요.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어보더니 창문에 붙어 있는 ‘지자체의 날’에 해당되는 곳에서 온 경우엔 단 돈 3천원만 받고 입장을 시켜줬습니다. 정가 3만 3천원을 다 내고 들어가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원래 조직위원회는 개막 전에 절대로 할인표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멀기도 하고 내용도 그냥 그렇고, 제 돈을 다 내고 찾아오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관람객 목표는 8백만명, 그리고 개막 전 최대 예상 인원은 천 80만명이라고 발표했었지만 초반 분위기는 썰렁했습니다. 20일에 백만명 정도 씩 밖에 늘지 않았던 것인데요.

그래서 꼼수가 속출했습니다. 39일 째, 정부가 공무원 총동원령을 내립니다. 공무원은 휴가도 여수로 가고 연수도 여수로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48일 째, 결국 할인권이 등장합니다. 지역별로 돌아가며 3천원에 입장시켜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막판 사흘 동안은 여수시민 공짜 입장까지 벌어졌습니다. 하루에 무려 15만명이 공짜 입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폐막일인 백일 째, 8백만명을 채우긴 했습니다. 서울에 대학교들을 접촉해서 외국인 학생들을 끌어 내리고서도 외국인은 단 40만명, 5%밖에 안됐습니다. 집안 잔치였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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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일 뿐, 결국 엑스포는 사람 숫자는 채웠지만 대형 적자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3천 8백 억원이나 될 것이라던 총 수입이 2천 2백 억원 이상 ‘빵꾸’가 난 겁니다. 문제는 적자가 났으니 누군가의 돈으로 메꿔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개막 전에 운영자금 조로 4천 8백억원을 임시변통으로 빌려줬는데, 이제 지자체는 이 돈을 가져가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이 돈 없으면 망한다,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 이제 냉정히 생각해보죠. 이런 일이 왜 생겼는지. 저는 결산과 평가를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국책사업, 대형 국제행사 모두 시작 할 땐 나팔을 불고 꽹가리를 치며 대단한 일이 벌어진 양 잔치 분위기를 냅니다. 그렇지만 끝나고 나면 정말 그랬는지 아무도 따지질 않습니다. 그러니 벌리는 사람들이 전혀 결과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무슨 상관입니까, 망하든 말든.

작년 대구 세계 육상대회, 시작 전엔 생산유발효과가 5조 5800억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앞으로 당분간 경기장 자체가 활용 방안이 없습니다. F1 레이스, 생산유발효과가 1조 8천억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해마다 5백억원 적자가 나자 전남도가 중앙정부에 이 돈을 물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도 시험 보고 나면 성적표 받고 뭐가 잘못됐는지 따져 봅니다. 다 큰 어른들, 게다가 나라를 꾸려가는 분들은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잘못을 유권자들이 따져야 합니다. 그래야 잘못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헛되이 날아가는 세금도 막을 수 있습니다. 여수 엑스포, 누구를 위한 축제였는지 꼭 따져봐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