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북한강에서 시작된 녹조가 한강 서울 구간까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수돗물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이 시의회의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2011년 영등포 정수센터에 고도정수시설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12월에는 광암 정수센터에 이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또 2014년에는 구의ㆍ암사ㆍ뚝도ㆍ강북 정수센터에 시설 설치를 마칠 예정이었다.
고도정수시설은 수돗물에서 나는 특유의 맛과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숯(입상활성탄)으로 한 번 더 거르고 오존으로 살균하며, 막여과 시설로 미생물과 소독부산물 등 미량 유기물질까지 처리한다.
실제 최근 시내 정수센터를 대상으로 수돗물 악취의 원인 물질인 지오스민 농도를 측정한 결과, 다른 정수센터에서 먹는물 수질감시기준(20ppt)보다는 적지만 10ppt 안팎의 지오스민이 나온 데 비해 영등포 정수센터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2010년 12월 시의 2011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고도정수시설 현대화사업 예산안(1천389억원) 가운데 200억원을 삭감한 데 이어 2011년 12월에도 시의 2012년도 예산안 가운데 150억원을 줄였다.
이에 따라 현재 5개 정수센터의 고도정수시설 공사 추진 현황을 보면 광암만 85.6%의 실적률을 달성한 것을 제외하고는 강북(53.5%), 구의(36.6%), 암사(49%), 뚝도(26%) 등은 공정률 목표보다 낮은 상태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 광암 정수센터, 2014년 강북ㆍ구의 정수센터의 고도정수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하고, 암사ㆍ뚝도 정수센터는 완공 목표를 2015년으로 1년 늦췄다.
시 관계자는 "최근 한강의 녹조 위험 등을 고려해 예산을 최대한 원활히 확보, 고도정수시설 최종 완공목표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예산안 의결 당시에는 한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노후한 수도관을 정비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였기 때문에 고도정수시설에 대한 예산삭감이 이뤄졌다"면서 "앞으로 녹조현상에 장기적ㆍ영구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고도정수시설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