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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사회적인 것 요구된다면 그게 제 운명"

입력 : 2012.08.06 16:12

쌍용차 해고자 문제 다룬 '의자놀이' 출간


스스로 '원고료를 받지 않으면 일기도 쓰지 못할 정도로 노회한 나이'라는 소설가 공지영이 인세를 내놓고 책을 썼다.

22명의 자살에 다다른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외면하고는 미리 구상해둔 다음 작품으로 온전히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은 불편함 때문이다.

공지영은 6일 서울 정동의 한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너는 오늘부터 해고야' 할 때 대들면 불법이 된다는 불편하고 부당한 진실에 대해서 이 책이 사회적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제목 '의자놀이'는 음악이 나오다 그치면 사람 수보다 하나 모자란 의자에 앉아야 살 수 있는 놀이에서 따왔다.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의 단초가 된 2천464명의 정리해고를 "음악을 멈추는 사람은 안 보이고 내 자리를 빼앗으려고 달려드는 동료만 보이는 상황"에 빗댄 것이다.

그는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 대형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에 의문을 갖는다.

쉽게 알리려고 가장 애쓴 부분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면서 "회계법인들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주길 바란다"는 말로 공론화를 호소했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쓴 까닭에 소설가로서의 미진함은 남았다.

뼈가 부러져 고통받는 동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물수건만 짜다 닦아준 서러움을 담담한 증언으로만 기록한 안타까움이다.

'도가니'에 이어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을 연달아 냈다.

공씨는 "제게 사회적으로 이런 것이 요구된다면 그게 제 운명"이라면서도 "안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 표지엔 공지영이라는 이름만 적혔지만 그간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많은 이가 기록하고 취재한 자료를 작가가 개인 소회를 담아 함께 정리했다.

책값 1만2천원에서 작가가 10%인 인세를 내놓고 출판사 휴머니스트도 권당 수익금 3천원 정도를 모두 쌍용차 해고자를 돕는 데 쓴다.

간담회에는 2009년 파업 당시 점거 농성 후 3년간 복역하다 하루 전 출소한 한상균 전 쌍용차 노조 지부장도 참석했다.

공지영이 책을 쓰면서 한 전 지부장의 아내와 인터뷰하려 했지만 울기만 하는 아내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하자 한 전 지부장은 고개를 떨궜다.

한 전 지부장은 "아내에게 평생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