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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배, 바람과 싸웠다…2cm 차로 2관왕 탄생

장선이 기자

입력 : 2012.08.03 21:13|수정 : 2012.08.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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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림픽 소식입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 기보배 선수가 개인전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것 보셨죠? 8년 만에 되찾은 금메달입니다. 밤늦게 가슴 졸이면서 한 발 한 발 지켜보자니 흰머리가 날 것 같았습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기보배는 상대 선수가 아닌 바람과 싸웠습니다.

멕시코 아이다 로만과 벌인 결승전은 종잡을 수 없는 바람 속에 진행됐습니다.

3대 3으로 팽팽하던 네 번째 세트에서 세 발 모두 10점에 명중시켜 다시 앞서 갔는데, 다섯 번째 세트를 내줬습니다.

단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 들어갔습니다.

강한 바람은 방향까지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먼저 나선 기보배는 그만 8점을 맞혔습니다.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패배를 떠올리던 순간 로만도 바람에 흔들리면서 8점을 쐈습니다.

기보배의 화살보다 정중앙에서 더 먼 곳에 꽂혔습니다.

불과 2cm도 안 되는 차이였습니다.

승리를 확신한 기보배는 백웅기 감독과 얼싸 안고 환호했습니다.

대표팀 막내는 이번 대회 우리 선수단 첫 2관왕의 영예를 차지했습니다.

시상대 가장 높은 선 기보배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기보배/양궁 국가대표 : 외부적인 환경이나 바람 때문에 조금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운이 좋게 금메달을 가져온 것 같아요.]

한국 여자 양궁이 개인과 단체를 석권한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8년 만입니다.

최강의 자존심은 지켰지만 다른 팀과 격차는 이제 종이 한 장 차이로 좁혀졌습니다.

한국 여자 양궁에 대한 세계의 도전은 더욱 거세졌다는 뜻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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