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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 송도 도심에 사슴 풀어놓고 친환경?

입력 : 2012.08.02 08:20

전문가ㆍ환경단체 "동물권리 침해에 반(反)환경적 발상"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친환경 도시를 조성한다며 도심 한가운데 동물을 방치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위해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안에 지난 4월과 7월 각각 토끼 5마리와 꽃사슴 5마리를 방사했다. 오는 10월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GCF 2차 이사회에서 친환경 도시의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새끼가 태어나고 추가 방사가 이어지면서 2일 현재 총 6마리의 꽃사슴과 10마리의 토끼가 도심 빌딩 숲 한가운데 살고 있다.

꽃사슴이 사는 곳은 센트럴파크 인공수로 인근에 철조망 울타리로 분리된 2천650㎡의 부지다. 토끼는 50㎡ 정도 되는 크기의 섬에 살고 있다.

그러나 자연친화적 공간 조성을 명분으로 동물을 동원한 것이 동물권리 침해인 데다 관리 부실로 동물이 방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천시 시설관리공단 직원이 하루 3차례 사료와 건초를 먹이로 챙겨주고 '함부로 먹이를 주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울타리에 붙여 놓은 게 관리의 전부다. 전문 사육사나 상주 직원도 없다.

인하대학교 박병상 생물학 박사는 2일 "경제청이 동물권리를 완전히 침해하면서 친환경이라고 쇼를 벌이는 것"이라며 "도심 속에 동물을 그렇게 풀어 놓는 것은 친환경이 아닌 반(反)환경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박사는 "동물이 다양한 식물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도심 지역은 식물 구성이 굉장히 단순하다"며 "동물이 서식하기에 부적합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경제청은 꽃사슴이나 토끼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까다롭지 않아 특별히 세심한 관리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꽃사슴은 환경에 크게 예민하지 않은 인간 친화적인 동물"이라며 "울타리 안에 살면서 새끼를 낳는 등 꽃사슴이 큰 스트레스 없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지 아닌지 겉으로 봐서 알 수 없다"며 "동물권 보호 측면 뿐만 아니라 토끼와 같은 잡식성 동물의 방치로 일대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