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3부작은 기획 초기부터 예상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끝으로 시리즈와 작별하는 것을 기념에 팬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그는 이 편지에서 그동안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배우들과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시리즈를 끝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후련함 등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놀란은 "알프레드, 고든, 브루스...이제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의미가 된 이름들이다. 이제 그들과 마지막 작별을 고하기까지 3주가 남았다"면서 "사람들은 우리에게 3부작을 계획했었냐고 묻는다. 그것은 마치 아이가 성장해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질 것을 처음부터 계획했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면서 이 시리즈는 계획된 것이 아님을 밝혔다.
그는 원안자인 데이비드 S. 고이어와 브루스 웨인의 스토리를 구상하기부터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영화화하기까지의 여정을 회상했다. 놀란은 "브루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보다 그와 함께 숨 쉬고 싶었다. 데이빗과 조나단(각본가이자 놀란 감독의 동생)에게 그들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넣어달라고 말했다. 그들이 도시 전체를 세웠다. 그리고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먼, 리암 리슨, 킬리언 머피가 그 도시 안에서 살아 숨 쉬었다"고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크리스찬 베일은 브루스 웨인 인생의 큰 덩어리를 떼어 내어 대단히 매력적으로 만들었다"면서 "그는 영웅의 내면으로 우릴 이끌었고 연기가 아닌 브루스 그 자체였다"고 극찬했다.
그는 후속편을 만들게 된 동기에 대해서도 밝혔다. 놀란은 "수많은 속편들 중에 1편보다 나은 것이 얼마나 있을까. 굳이 그런 모험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들었지만 브루스를 인도하는 세계를 알게 되고, 그와 대립하는 적대자들의 존재를 살짝 엿보기 시작했을 때 속편은 필수 불가결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편을 위해 우린 아무 것도 남겨둔 게 없었지만, 우리가 첫 작품에서는 시도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었다"면서 "목 부분을 유연하게 한 배트수트, IMAX카메라로 촬영하는 것, 배트 모빌을 파괴하고 평범한 동기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악당들의 피 묻은 돈을 태우는 일 등 우리가 망설였던 일들도 했다. 이미 유명한 시리즈의 속편이라는 안정성을 발판 삼은 조심성을 멀리 던져버리고, 과감한 도전을 발휘해 고담의 가장 어두운 모습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의 최종편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역시 만들기까지 많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놀란은 "난 언제나 브루스의 여정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궁금했고, 데이빗과 내가 그 끝을 발견했을 때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면서 "우리는 초기에 내 창고에서 작업했을 땐 감히 입 밖으로도 내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했다. 우린 3부작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나는 다시 고담시로의 여행을 위해 모두를 불러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떠나는 슬픈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놀란은 "대중문화에서 가장 위대하고도 영원한 영웅을 맡으며, 고담에서 내가 보낸 시간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희망할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이면서 가장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 나는 배트맨이 그리울 것이다. 그 역시 날 그리워 할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배트맨은 그다지 감상적이지 않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 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