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은 2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정권교체의 주역을 자임하며 열띤 연설 대결을 펼쳤다.
이날 오후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연설회는 31도를 넘는 불볕더위와 2000여 명의 당원ㆍ지지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컷오프' 여론조사를 불과 사흘 앞둔 8명의 주자는 '영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부산ㆍ경남(PK) 출신인 4인방은 한껏 목청을 높였다.
'노무현의 남자' 문재인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부산.경남에 민주당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온 몸이 부서져라 싸웠다"며 "미완으로 남은 노 대통령의 꿈, 하늘에 계신 노 대통령이 지금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바라는 것을 제가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사선을 긋는 김두관 후보는 달랐다.
문 후보 진영을 '친노 패밀리'로 몰아세웠다.
김 후보는 "남의 이름을 팔지 않고 역사적 사명과 민주주의를 위해 과감히 도전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노무현 정신이다. 경남에서 8번 도전한 제가 노무현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라며 차별화를 선언했다.
컷오프 통과에 사활을 건 김정길, 조경태 후보는 지역 연고를 집중 부각했다.
김 후보는 "3당 합당 때 노 전 대통령과 저는 김영삼을 따라가지 않고 지역주의에 맞서 싸웠다"며 "부산에서 7번 떨어지면서도 원칙과 소신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17대 이후 내리 3선을 한 조경태 후보는 연단에 올라 큰 절을 한 뒤 "자갈치 시장 지게꾼의 아들"이라고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부산ㆍ영남을 핵발전소로부터 해방시켜 드리겠다"고 했다.
선두를 달리는 문 후보를 향한 공세는 더욱 거칠어졌다.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은 '안철수 바람'에 직격탄을 맞아 지지율이 크게 출렁인 틈새를 파고들었다.
김두관 후보는 "문 후보가 현재 지지율 1등이지만 안철수의 등장으로 지지율이 10%로 내려 앉았다"며 "이제 후보를 바꿔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박준영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왜 530만표 차이로 패배했느냐"며 "참여정부 인사들이야말로 지금 이 자리에 나설 게 아니고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영환 후보는 "참여정부를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라고 평가한 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전국을 돌면서 '여러분,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가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라고 한다'라고만 해도 선거가 끝나게 된다"고 혹평했다.
그러자 문재인 후보는 "후보끼리 깎아내리는 승부가 아니라 이길 수 있는 대표주자를 중심으로 나중에 한 팀이 될 수 있는 경쟁이 돼야 한다"며 '진흙탕 경선'에서 벗어나자고 촉구했다.
그는 "대표주자 끌어내리려다 팀 전체가 손해 보는 경선이 누구에게 좋은 일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손학규 후보는 "박정희 독재의 아류, 박근혜 세력과 싸워 이기려면 1987년 민주화 세력이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며 '2012 민주세력 대통합' 추진을 선언했다.
그는 "박근혜 세력, 유신 세력과 동거했던 민주화 세력도 본래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며 "더이상 민주화에 앞장섰던 분들이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들러리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호남 출신 정세균 후보는 "호남에서 편안한 당선을 포기하고 종로에서 당당하게 싸우기로 결심한 뒤 제일 먼저 생각난 얼굴이 바로 여러분들"이라며 "영남에서 민주당하기 어려운데 정말 존경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광주에서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었듯이 부산ㆍ경남에서 정세균의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