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발된 항생제를 투약해도 인류를 괴롭히는 세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과학 저널리스트인 제시카 스나이더 색스는 신간 '좋은 균, 나쁜 균'에서 '무균 지대' '세균 박멸' 같은 위생 만능주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항생제를 개발해 인체에 투입해도 세균은 돌연변이를 거듭하며 진화하면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것.
"효과가 확실한" 항생제를 투약하는 게 오히려 인체의 면역 체계에 혼란을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현대 의학에서 널리 쓰이는 '광범위 항생제'는 무차별적으로 세균을 죽여버려 인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착한 균'도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선진국병'이라고도 불리는 알레르기나 천식, 염증성 질환 등이 대표적 사례.
이들 질환은 음식이나 꽃가루, 정상적인 장 내 세균 같은 무해한 물질에도 면역계가 공격을 퍼붓는 과정에서 발병한다.
항생제 때문에 혼란에 빠진 면역계가 심지어 자신의 몸을 이루는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하게 되면 당뇨병, 루푸스 같은 자가 면역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미생물이 항생제에 맞서 대대적으로 반격을 일으키면 생명을 위협하는 '슈퍼 세균'이 되기도 한다.
북아메리카를 공포에 떨게 만든 USA300 황색포도상구균처럼 약물 내성과 병독성을 겸비한 치명적 세균이 되는 것.
저자는 방대한 임상 사례를 토대로 '착한 균'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무엇보다 "균형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세균계와 "공생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존"하는 게 인간의 몸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의 생명 유지 기능을 강화해준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일반 독자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만한 전문적 의학 용어와 이론이 곳곳에 등장한다.
김정은 옮김. 글항아리. 424쪽. 1만8천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