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만족(族)이 길을 잃었다.
지난 5월 진행된 SBS ‘일요일이 좋다-정글의 법칙2 in 시베리아’ 촬영에서 병만족은 끝없이 펼쳐진 시베리아 평원에서 웅덩이와 늪지대를 피하느라 방향을 조금 바꾼다는 것이 화근이 돼 목적지와 점점 멀어졌다.
애초 5시간 정도의 행군을 예상한 거리. 하지만 나비효과처럼 완전히 다른 지역으로 가는 등 36시간의 행군을 펼쳐야만 했다.
병만족은 사방이 비슷한 지형인데다 24시간 떠 있는 태양 때문에 시간 감각, 방향 감각을 모두 상실해 그야말로 멘탈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언제 도착할지 모른다는 불안한 심리상태, 게다가 백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몰려오는 피곤, 늪에 빠졌던 신발은 칼바람을 그대로 맞아 체온을 더욱 떨어트렸고, 촬영 장비 외엔 가져온 물도, 식량도, 텐트도 없던 터라 여유 있게 길을 찾을 상황도 아니었다.
병만족은 카메라 배터리가 모두 방전돼 촬영마저 할 수 없었던 사상 초유의 조난 사태를 겪으며 시베리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특히 새 가족 이태곤은 “(스태프들도) 다 못 먹고 다 같이 걸었잖아요. 저희보다 훨씬 무거운 장비 들면서. 그거 보면서 저도 지치고 힘들지만 내색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갔죠”라고 말하며 생애 첫 도전에 벌어진 험난한 사고에도 유쾌함과 침착함을 잃지 않아 박수를 받았다.
병만족은 과연 대자연이 주는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고 베이스 캠프팀과 무사히 조우해 시베리아 늪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오는 22일 전파를 탄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손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