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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실수 빌미 '막가파' 공사…사업자 60% 책임

입력 : 2012.07.19 09:33

"공사중단 명령에도 무모할 정도로 사업 진행"


'허가 대상이 아니다'는 공무원의 잘못된 통보를 빌미로 행정관청의 공사중단명령을 무시한 채 저유시설 공사를 강행한 사업자에게 60%의 과실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춘천 제1민사부(김인겸 부장판사)는 A(81)씨가 양구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A 씨의 과실이 60%에 이르는 만큼 지자체는 40%에 해당하는 6억1천91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공무원의 실수를 인정해 지자체의 책임 범위를 70%로 정한 1심과 비교했을 때 공무원의 실수를 이유로 행정관청의 명령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한 원고의 책임이 더 크다는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재판부는 "일반주거지역에는 위험물인 저유소를 설치할 수 없어 토지형질변경허가 자체가 불가능하고, 잡종지도 허가가 필요하다"며 "담당 공무원이 이같은 법령을 자세히 검토하지 못한 채 원고에게 '잡종지는 토지형질 변경허가없이 저유소를 신축할 수 있다'고 통보해 공사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상급기관의 종합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받자 담당 공무원이 수차례 공사중단 요청을 했음에도 원고는 무모할 정도로 사업을 진행했다"며 "원고도 손해 발생과 확대에 기여한 잘못이 있는 만큼 지자체의 손해배상 범위는 40%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2002년 11월 양구군 인근에 저유소 부지 조성을 위한 토지형질변경을 신청한 A씨는 '허가 대상이 아니다'는 공무원의 통보에 따라 신축공사에 나섰다.

그러나 양구군은 2003년 2월 강원도 종합감사에서 '해당 부지는 저유소 설치를 위한 토지형질변경허가 지역이 아님에도 이를 허가한 것은 하자 있는 행정행위'라는 지적을 받자 같은 해 8월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A 씨는 수차례 계속된 공사중지 명령에도 '담당공무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다 수사기관에 고발조치됐다.

결국, A 씨는 저유소 신축 과정에서 농지를 불법으로 성토한 혐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상고했으나 지난 2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