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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 민주화 시리즈 두 번째 순서입니다.
오늘(17일)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경쟁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중소기업 사장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우리와 공사계약을 하려면 아파트 3채를 사라' 이렇게 합니다.]
['이 정도는 깎아야 한다, 안 깎으면 말아라, 비슷한 업체는 또 있으니까' 이런 식이죠.]
대기업과 거래에서 절대 약자인 중소기업들로선 '상생'이나 '공정 경쟁'이란 말은 먼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송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창 바쁘게 돌아가야 할 공장이 텅 비어 있습니다.
LCD 관련 장비를 만들어 납품하는 이 업체는 경영 악화로 얼마 전 회생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계약서 없이 말로만 주문받고 납품했다가 대금 24억 원을 받지 못한 탓입니다.
[LCD 장비 제조업체 부장 : 서약서를 쓰게 하는 거죠. 이거라도 받아라. 나중에 잘못되는 건 충분히 보상해주겠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다 줬는데 무슨 소리냐.]
한때 유망 벤처 기업의 대표였던 윤 모 씨.
과거 거래처였던 대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을 빼내 특허 기술을 가로챘다며 4년째 힘겨운 법정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윤 모 씨/벤처 기업 대표 :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다시 유망 기술 사업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왜냐, 또 훔쳐갈 게 뻔하거든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제조업체 6만 곳을 조사한 결과, 하도급 불공정 행위를 경험한 중소기업은 무려 10곳 가운데 6곳.
하도급 업체의 경우 83.4%가 원사업자 1곳과 거래하고 또 65.4%는 수의계약으로 수주 받다 보니 대기업에 '절대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광/중소기업 대표·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 몇 군데를 협력 업체를 두고 말 안 들으면 그 일감 뺏어다가 이쪽에다 주겠다, 이만큼 투자 안 하면 라인 회수하겠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생각조차 못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원자재 구매가격이 평균 18.8% 오르는 동안 납품단가는 고작 1.7% 인상됐습니다.
[이민화/카이스트 교수·전 중소기업청 호민관 : 너무 쥐어짜게 되면 중소기업들이 기술 혁신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안 돼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공급을 못하니까 결국은 대기업이 세계 시장 경쟁력이 약화되는 거죠.]
이런 불공정 경쟁이 계속되는 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은 헛된 구호일 뿐입니다.
[최 선/중소기업 사장, 대기업과 경영권 분쟁 : 내가 남은 날을 중소기업을 죽여서 빼앗아가는 대기업들, 그래서 사세를 확장하고 하는 대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없도록….]
(영상취재 : 장운석·공진구,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