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그리스, 유럽 불법 이민 뒷문으로 전락

입력 : 2012.07.16 00:57

터키와의 국경으로 불법 이민자 유입 급증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Frontex)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와 터키의 국경을 통해 EU 지역으로 들어온 불법 이민자는 5만 5천명 이상에 달했다.

전년보다 17% 증가한 규모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유럽으로 통하는 뒷문(Back Door)을 제공하고 있다"고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소개했다.

그리스에 있는 사람 20명 중 1명은 불법 체류자로 추산된다고 NYT는 전했다.

유럽으로 가려는 밀입국자들이 그리스와 터키의 국경을 이용하는 것은 엄격하지 않은 터키의 비자 정책과 그리스 경찰의 허술한 국경 관리 때문이다.

터키는 개방적인 비자정책을 갖고 있어 합법적인 입국과 출국이 다른 나라보다 수월하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란인들은 비자도 필요 없다.

재정 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의 경찰은 국경을 제대로 경계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불법 이민자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 가난과 전쟁에 시달리는 나라 출신이다.

이들은 수개월간 걸어서 터키의 이스탄불로 모여든다.

아파트를 함께 쓰면서 일자리를 찾고 국경을 넘을 때 필요한 가짜 서류 등을 위해 밀수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모은다.

이스탄불의 의류 공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무스타파 미르자리에는 "어려운 일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곳에서 일하면서 밀수업자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경을 넘는 데 필요한 가짜 서류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터키에서의 생계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그리스로 가서 생활하려면 충분한 돈을 마련해야 한다.

아프간에서 터키로 온 샴솔라는 "터키를 떠나는 데 5천달러 정도가 필요하지만 한 달에 250달러밖에 벌지 못한다"면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그리스에 돈 없이 가기는 싫다"고 말했다.

그리스를 통한 유럽으로의 불법 이민 증가는 유럽 전역에서 국수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네오나치 계열인 황금새벽당 등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있으며 주류 정당들조차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EU 내부에서도 회원국 간 여권 검사 없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