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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노모 끌고가며 7시간 동안 몸싸움…왜

박현석 기자

입력 : 2012.07.13 20:26|수정 : 2012.07.13 22:21

'분당 할아버지 납치' 알고보니 재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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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아들이 서로 내가 아버지를 모시겠다고 심하게 다퉜습니다. 훈훈한 효심인가 했더니 아버지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납치하듯 모시고 가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엘리베이터에 강제로 태워진 뒤 거칠게 반항하는 백발의 노인.

얼마 전 인터넷을 달궜던 이른바 분당 할아버지 납치사건입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다음 날 노인과 노인을 데리고 간 중년 남성을 조사했습니다.

[서종석/경기 분당경찰서 강력 1팀장 : 납치당하셨다고 해서 조사를 하게 됐는데 할아버지 진술은 아들이 어떻게 아버지를 납치하냐.]

알고 보니 작은 아들 집에 머물던 87살의 아버지를 큰 아들 내외가 데려간 것이었습니다.

큰 아들은 동생이 재산 때문에 먼저 아버지를 납치해 갔다고 주장합니다.

[큰 아들 : 쟤네들은(둘째 아들) 미국에 살고 한 번도 모셔본 적 없어요. 지난해 9월 18일에 납치해서, 돈이 뭔지 돈 때문에 형도 몰라보고.]

아버지가 가진 재산은 매달 임대수입 1000만 원이 나오는 공시지가 40억 원 상당의 건물.

동생이 이 건물을 자신 앞으로 가등기하면서 형제간의 다툼은 시작됐습니다.

재산권 다툼 소송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한 두 아들의 아버지 쟁탈전은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됐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다시 모셔가겠다는 작은 아들 부부,

[싫어! 싫어! 싫어! 놔! 놔! 놔!]

급기야 큰 아들 부부는 온 몸으로 차를 막아서고 두 가족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7시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는 차 안에 갇힌 채 화장실도 가지 못했습니다.

[경찰 : 우리가 법적으로 할 것이 없어요. 저희는 다 했습니다. 납치가 아니기 때문에 할아버지께서 가시겠다는 곳으로 보내드린 거예요.]

우여곡절 끝에 노부부는 작은 아들 집으로 돌아갔고, 형제간 다툼은 법정싸움으로 이어진 상태입니다.

경찰은 아버지가 납치라고 생각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사법처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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