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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 커져가는 위협…북한 영변 경수로

입력 : 2012.07.13 03:22

경수로 외형 완공 관측 속 우라늄농축 시설 주목


"북미 관계의 경색과 국제사회의 피로감 속에서도 북한은 예정된 길을 걷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12일 북한이 건설중인 것으로 알려진 영변 경수로를 '진정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향후 북핵 협상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교도통신과 후지TV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2일 전한 내용을 보면 영변 경수로 건물의 외형은 대부분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을 위성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해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는 영변 경수로가 2014∼2015년에 완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영변 경수로의 존재가 실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2010년 11월 미국의 핵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현장을 다녀온 뒤부터다.

그는 북한 당국이 직접 보여준 영변 경수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최근 언론 보도에 자주 등장하는 경수로는 지난 2008년 6월 북한이 직접 파괴한 영변 5MW급 원자로 냉각탑 바로 옆에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이다.

북한은 해커 박사에게 "1990년대 초반 당시 50MW와 200MW 흑연감속원자로를 건설했었지만 이제는 못쓰는 시설이 돼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고, 이 때문에 생존을 위해 자체적으로 경수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경수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등 2개 시설을 보여줬다.

5MW급 원자로가 있었던 장소로 안내받은 해커 박사는 대략 깊이 7m, 가로 40m, 세로 50m 정도 팬 곳을 확인했다.

언론보도에 등장한 경수로의 2년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 경수로가 과거의 흑연감속원자로와는 다른 것이라면서 우선 소규모 경수로를 만들고 기술이 완성되면 대형 경수로를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처럼 경수로 외형이 완공단계라고 하지만 핵무기 차원에서 더 두려운 존재는 사실 우라늄농축설비이다.

해커 박사는 그때 '또 다른 공장의 2층 제어실 전망대'로 안내돼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1천개가 넘는 깨끗한 현대식 원심분리기를 목격한 것이다.

원심분리기는 지름 20cm, 높이 180cm로 추정됐다.

북한은 당시 "공장에는 2천개의 원심분리기가 구축돼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모든 재료는 북한이 자체 생산했지만 네덜란드의 알메로나 일본의 로카쇼무라의 원심분리기를 모델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장대로 8천kg-SWU(농축서비스 단위)의 농축 역량이라면 북한은 연간 최대 2t의 저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농축의 정도를 높이기 위한 시설을 활용해 고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면 최대 40kg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핵분열물질(U-235)의 농축도에 따라 다르지만 무기급 물질로 쓸 수 있는 90% 정도의 고농축의 경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최소무게인 임계질량은 18kg이다.

산술적으로는 영변 농축시설에서 핵무기 2개 제조가 가능한 셈이다.

우라늄 계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은 이른바 국제 비확산체제를 중시하는 미국에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일단 제조하면 은밀하게 이동하기 쉽고, 위성을 통한 추적과 포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은 2.29 합의 무산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심을 집중하지 못하는 사이에 '치명적 카드'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올 가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 정부가 국내 여론 등을 감안해 북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라늄 카드의 위협정도를 감안할 때 대선 이후 북핵 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