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세계적 추세' 부쩍 강조하는 北 김정은

입력 : 2012.07.08 06:48

현지지도서 잇따라 언급…개혁·개방 신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세계적 추세'라는 표현을 입에 자주 올리고 있다.

이달 초 24일 만에 공개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김 1위원장은 여러 경제현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세계적 추세'를 잇따라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지난 5일 김 1위원장이 평양항공역(평양 순안공항) 개건사업을 현지지도했다는 소식을 보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항공역(공항)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항공역은 하나의 위성도시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시며 여러나라의 발전된 항공역사들의 실태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고 전했다.

그 이틀 전인 3일 북한 매체는 김 1위원장이 평양양말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제품의 질을 높이며 소비자의 기호와 심리, 미감에 맞으면서도 세계적 추세에 맞게 양말의 색깔과 문양, 상표도안도 따라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는 1일에는 김 1위원장이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를 찾아 "연구소를 세계적 수준에서 꾸릴 결심을 굳게 갖게 됐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북한은 `세계적 추세'라는 표현을 `우주개발은 세계적 추세' `세계적 추세인 풍력에네르기(에너지) 이용' 등 경제발전과 관련한 과학기술을 설명할 때 많이 쓰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체사상과 자력갱생을 외치며 폐쇄적 정책을 유지한 것을 떠올리면 김 1위원장의 이런 언행은 다소 의외다.

일각에서는 김 1위원장이 경제현장을 직접 방문해 `세계적 추세'를 언급하는 것은 국제적 기준을 사회의 지향점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와 교류에 나설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1위원장이 지난 4월27일 노동당, 경제기관, 근로단체 간부들을 상대로 한 담화에서 "국토관리와 환경보호 부문에도 세계적인 발전추세와 다른 나라들의 선진적이고 발전된 기술들을 받아들일 것이 많다"며 외국 및 국제기구와 과학기술 교류를 강조한 것은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청소년기에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 1위원장은 아버지 김 위원장보다 국제사회에 개방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김 1위원장의 `세계적 추세' 강조가 정치,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개혁·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국제사회 경험이 있는 김정은이 세계적 추세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이런 움직임은 주로 과학기술 분야에 머무는 것이 한계이지만 북한과 국제사회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전반적인 제도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