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고갈 조짐이 나타난 0∼2세 전면 무상보육은 새누리당의 복지확장 기조에 닿아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작년초 `생애주기별 복지'를 내세우고 당의 정책 방향이 복지확대로 잡히면서 나온 정책들 가운데 하나다.
0∼2세 무상보육 대상을 소득하위 70%에서 100%로 확대한 정책이 시행 4개월만에 현장에서 `좌초'의 위기를 맞자 새누리당의 머리 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12월 대선을 앞둔 당장은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무상보육을 유지할 수 있지만, 실제 지방재정이 `펑크'난 마당에 보완 없이 복지확장을 계속 논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복지기조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던 일각에서는 실제로 `박근혜표 복지'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기류마저 감지된다.
당장 박 전 비대위원장이 대선국면에서 제시할 복지정책에 크게는 정책조정, 적게는 완급조절이 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인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그동안 구상한 정책에 대해 "그동안 만들어놓은 것은 그야말로 안(案)이고 현실에 타당한가 아닌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의 경제통인 유승민 의원은 당 무상보육 정책에 대해 "속도조절이 좀 필요하다고 본다.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유 의원은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은 궁극적으로 100% (실현)를 목표로 잡되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보수정당답게 단계적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설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집권 여당으로서 `국고'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의 한 정책통 의원은 무상보육 재원고갈에 대해 "보편적 복지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느냐를 확실하게 보여준 케이스"라며 "복지 인프라의 구축, 수혜자의 우선순위 선정도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인 한 의원은 "사안에 따라 어떤 분야는 보편적으로, 어떤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신축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다른 의원은 "당장은 예비비 등으로 막는다 해도 무상보육에 재정이 지속 투입될텐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같이 했다.
이 같은 견해는 무작정 예산을 푸는데 대해 제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무상보육 대란'을 계기로 기존의 보편적 복지와는 각도를 달리하는 노선수정과 더불어 선별적 복지론이 탄력을 받을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