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쓴 전기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등 한국전력공사의 과오납 액수가 연간 100억 원대에 달해 꼼꼼히 부과내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0일 수원에 사는 박 모 씨는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로부터 석달치 전기요금이 밀려 전기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전기가 끊길 수도 있다는 말에 놀란 박 씨는 곧바로 미납했다는 전기요금 30여만 원을 납부했다.
한번도 전기요금을 미납한 적이 없는 박 씨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한전에 미납전기료 대상을 확인해보고 깜짝 놀랐다.
박 씨가 낸 전기료는 지난해 9월부터 박 씨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세입자가 사용한 전기요금이었다.
세입자가 내야 할 전기료를 한전 측이 박 씨에게 내라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세입자가 박 씨 건물에 들어오면서 계량기 명의이전을 할 때 박 씨의 휴대전화번호가 연락처란에 그대로 남아 전기요금 안내 문자가 잘못 전송됐다고 해명했다.
돈을 돌려받은 박 씨는 며칠 뒤 우연히 통장을 정리하다가 지난 1월에도 세입자의 전기요금 14만 원이 자신의 통장에서 자동이체로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박 씨가 이에 항의하자 한전측은 "계량기를 명의이전하면서 자동이체를 해지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며 책임을 박 씨에게 떠넘겼다.
박 씨는 "통장이체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전기료가 빠져나간줄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이학재 의원(한나라당)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이 잘못 거둬들인 전기료는 2006년 133억 8800만 원에서 2010년 188억 5200만 원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추세에 있다.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녹색소비자연대의 한 관계자는 "한전 직원의 검침을 통해 전기료가 계산되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과금시스템을 전자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계량기 명의이전을 할 때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과오납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