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10시께 집무실 밖에 서서 연방대법원의 건강보험개혁법, 즉 '오바마케어'에 대한 위헌 여부 결정을 CNN 보도를 통해 보고 있었다.
낙심한 표정으로 더 자세한 내용을 기다리고 있던 그에게 캐서린 루믈린 고문이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다가와 대통령이 이겼고, 저건 오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잠시 헷갈렸으나 이내 무엇이 어떻게 된 건지 알아차렸다.
CNN과 폭스뉴스 방송이 미국 내에서 가장 중차대한 이 사안을 보도하면서 중대한 오보를 내는, 또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바람에 대통령을 바보로 만드는 최악의 사고를 저질렀다고 워싱턴 포스트(WP), 폴리티코 등이 일제히 꼬집었다.
이 법 논쟁의 핵심이자 초미의 관심사인 '개인 의무가입 조항'에 대해 대법원이 합헌 결정했음에도 '위헌'으로 판시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거의 모든 미국 방송은 대법원의 위헌 여부 결정 발표가 예정된 오전 10시 이전부터 이 사안을 특집 형식으로 보도했고 모든 국민의 눈과 귀가 앵커나 기자 멘트 하나하나에 쏠렸다.
오전 10시10분께 CNN은 '대법원, 개인 가입 의무 조항 위헌 결정'(Supreme Ct.Kills Individual Mandate)이라는 자막을 내보내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결정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완전히 오보가 된 이 보도는 판결문 구조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실수로 보인다.
이날도 대법원은 개인 의무 가입 조항은 연방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주간(州間, inter-state) 상거래와는 무관한 사항이어서 각 주로 하여금 강제 가입하게 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헌법에 규정된 세(稅) 및 소비 조항으로 보면 연방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므로 '합법'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법원 판결문은 결론이 뒷부분에 나오는 미괄식인데도 앞부분만 듣고 성급하게 1보를 보낸 셈이다.
일부 국내 언론도 CNN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1보를 내보내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잠시 우왕좌왕하던 CNN은 5분쯤 지난 뒤 "대법원이 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말로 큰 승리(a huge, huge victory)를 안겼다"고 되풀이해 보는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CNN은 이후 시청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바른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으며 이후 성명에서 "이 조항과 관련한 대법원 의 의견을 끝까지 기다렸다가 보도하지 않은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폭스뉴스도 똑같은 실수를 했다.
앵커는 '대법원, 의무 가입 조항 위헌 결정'(Supreme Court Finds Health Care Individual Mandate Unconstitutional)이라는 자막을 한동안 내보내면서 이를 반복해 소개했다.
폭스 측은 그러나 "우리는 할 만큼 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내보낸다. 폭스는 팩트만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