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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영국 런던, 교통 문제 이렇게 해결합니다.

김정기 기자

입력 : 2012.06.28 17:08|수정 : 2012.06.28 17:08


런던 올림픽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영국 런던을 방문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을 잘 아실 것입니다. 런던 교통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하철은 땅 속 매우 깊은 곳에 설치돼 있고 우리나라처럼 지하철역에 노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많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또 지하철역이 매우 좁습니다. 그리고 런던 시내 도로가 좁아서 운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런던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요즘 런던시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 중 많은 외국 선수와 관광객들이 런던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많은 직장인이 대중교통을 포기하고 자전거를 이용해 달라는 시의 부탁이 있고 나서 출퇴근 길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보도입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은 올림픽 기간 중 직원들의 원활한 업무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올림픽 기간 중 직원들이 아예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업무를 보도록 했습니다.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지 말고 그 시간에 더 쉬고 집에서 편안하게 일을 하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시내에 사무실이 있는 기업들은 올림픽 기간 중 임시로 사무실을 시외로 옮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올림픽 기간 중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이른바 flexible working hour) 기업들도 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실시하면서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서 편안하게 출근하라는 뜻입니다. 한 중소기업은 이런 아이디어도 내놓았습니다. 직원들이 퇴근한 뒤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나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대중교통에 여유가 생기는 8시 이후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겁니다. 카페나 술집과 계약을 맺고 술과 안주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데이터 저장 센터를 관리하는 ‘인터씨언’이란 회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 중 하루라도 직원들이 지각하면 적지 않은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을 위해 건물 곳곳에 숙직시설을 만들었습니다. 길이 2미터, 높이 60cm의 원통 모양의 침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숙직실을 만들 수는 없었고 건물 안에 있는 여유 공간에 원통 침대를 만든 것입니다.
이미지런던시는 이미 지난 해 8월부터 시민에게 올림픽 기간에는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가능하면 보트(boat)라도 이용하라고 했습니다. 교통부 장관이 TV 광고에까지 나와 “운동화를 준비하세요. 자전거에 기름칠 하세요. 휴대전화의 화상통화 기능이 가능한지 확인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올림픽 기간 중 하루 평균 80만 명이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오고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장이 몰려 있는 Canary Wharf, Stratford, King's Cross, London Bridge, 그리고 Waterloo 역 주변의 교통 혼잡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런던시는 관중이 제 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대규모 행사 때면 한국에서 항상 실시하는 차량 10부제 또는 짝수 홀수제와 같은 방법으로 런던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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