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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들이 도박에 푹 빠졌습니다. 음습한 건물에 숨어서 화투나 카드를 해야 도박이 아닙니다. 불법 사설 토토에 빠져서 성적 떨어지고 돈 날리고 인성 망가져 가는 게 요즘 우리 아이들의 현실입니다.
임태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달 초 한 학원 강사가 학생들 사이에 퍼진 불법 스포츠 도박, 즉 사설 토토를 근절시켜 달라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최용현/학원강사 : 제가 가르치던 학생들 중에 성적이 급격히 하락한 학생들이 있어서 원인이 뭘까 찾아봤는데 사설 토토에 자기 명의로 가입을 해서 현금 거래를 하더라고요.]
이미 청소년 사이에 불법 토토는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
[(토토를 하는 친구들 있어요?) OO학교에 되게 많아요. 불법 토토 말씀하시는 거죠? 중학교 때 알던 애들이 십만 원씩 따고 그래요. 8백만 원도 벌었다던데요?]
[최현석/고등학교 2학년 : 한 고등학교에 토토 열풍이 불고 있는데 거기서는 반 애들중에 토토 안 하는 애가 거의 없고. 잘하는 애한테 다 몰려 붙어서 어디 투자해야 되냐고 물어보죠.]
일부 학생들은 학교가 도박장이라고 얘기할 정도입니다.
[도박 목격 학생 : 아이들이 '토토하자'고 하면 친구들끼리 모여서 경기 어디다 걸까 하면서 논의를 하는데, 말 그대로 학교가 그냥 도박장인 것 같아요. "강원랜드 나왔다" 이러면서….]
불법 사설 토토는 합법 토토와 달리 미성년자 가입이 가능하고 배팅 제한이 없습니다.
한 번에 수십만 원, 수백만 원까지 돈을 걸 수 있습니다.
가입할 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계좌를 써넣는데요, 학생들은 부모님 몰래 자신의 명의로 된 통장을 입력해서 현금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한 고등학교가 자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전 학년에서 도박 행위를 확인했고 2학년 학생 50여 명을 적발했습니다
[도박 적발 학교 교감 : (도박한 학생들) 명단을 작성하고 있어요. 2학년이 육십, 오십 몇 명…]
특히 새벽에 열리는 유럽 프로축구에 배팅한 아이들은 잠을 설쳐 수업시간에 졸기 일쑤입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이나 독서실에서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확인하고 배팅하다 보니 부모들이 눈치 채긴 쉽지 않습니다.
[방승호/강서 Wee 센터장 : 아이들이 과도하게 용돈을 요구한다든지 자기 참고서 산다며 돈을 요구한다든가 일찍 자던 애가 늦게 자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최근 일부 학교들은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자녀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김경연,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