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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극 클린턴 헬기 발언은 '계산된 착오'(?)

입력 : 2012.06.15 03:05

美당국자 "신규물량 아니다…對러 압박강화 차원"


시리아에 대한 전투기 공급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급랭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이 다소 '오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미 당국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최근 공격용 헬기들이 러시아에서 시리아로 운송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이는 시리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러시아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나온 가장 높은 수위의 비판이었다.

러시아가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클린턴 장관이 언급하지 않은게 하나 있다.

문제의 헬기들이 최근 새로 수출된 것이냐에 관한 것인데, 미 당국자들은 이들 헬기가 신규 수출물량이 아니라 정기적인 수리작업을 위해 몇달전 시리아에서 러시아로 건너갔던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4일 뉴욕타임스(NYT)에 "클린턴 장관이 러시아를 궁지로 몰기 위해 '약간 세게 나갔다'(put a little spin on it)"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계산된 노력이었다는 인식이다.

시리아는 중동에서 대표적인 러시아의 우방이다.

러시아 유일의 지중해 해군기지도 시리아에 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정권이 붕괴되면 중동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도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로 아사드와의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례적으로 격하게 반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13일 이란을 방문한 자리에서 "위선적인 나라는 오히려 미국"이라며 "미국은 다른 중동 지역에서 민주화 시위의 탄압에 악용될 수 있는 각종 무기들을 공급하고 있다"고 역공을 가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무기를 공급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대의 진압이나 내전에 사용될 수 있는 어떠한 무기도 시리아나 다른 중동 정부에 판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에도 걸프만의 특정 국가에 무기를 공급했다"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시하며 "무슨 이유에선지 미국은 이를 통상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정국은 바레인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라브로프의 반격에 끄떡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같은날 인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회견에서 "러시아는 시리아와의 군사적 협력관계를 완전히 끊고, 모든 추가적인 무기 지원과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하며 대립각을 유지했다.

NYT는 문제의 공격헬기 발언은 토론회에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돌발적 사고는 아니었다며 사실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지원은 사태 해결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는 클린턴 발언의 진위와 관련해 국가기밀이란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과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이들 헬기가 새것이든 수리된 것이든 민간인을 살상하는데 사용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NYT는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