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포장된 쌀에도 쇠고기처럼 등급 표시를 한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양곡표시제는 법 개정을 통해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됐는데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시행한 이 제도가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고 있습니다.
김 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농림부와 소비자가 선정한 우수 브랜드 쌀입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 쌀로 10킬로그램에 3만 6천 원입니다.
다른 쌀보다 수천 원에서 1만 원가량 비쌉니다.
하지만 이 쌀의 등급은 2등급에 불과합니다.
농촌진흥청이 보증하는 또 다른 브랜드 쌀이나 싱가포르 수출 쌀은 아예 등급 표시가 미검사로 돼 있습니다.
가격이 비싼 만큼 등급도 높을 거라고 생각했던 소비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박주녀/전주시 팔복동 : 검사해서 확실하게 믿을 수 있게끔 나와서 저렴하게 나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검사해서 나온 걸 선호하죠. 똑같은 농협인데 어떤 건 검사를 하고, 어떤 건 검사를 안 했는지 그게 좀 그러네요.]
쌀 포장지에 등급을 표시하는 양곡표시제는 법 개정을 거쳐 지난달부터 의무화됐습니다.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브랜드 쌀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제도 취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산지에서 엄격히 품질을 관리하더라도 단속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 등급을 낮추거나 아예 미검사 표시를 하고 있는 겁니다.
[미곡처리장 관계자 : 저희가 측정했을 때 저희 장비로는 정확히 나왔는데 농관원은 다른 장비로 측정할 수 있고 기간에 따라서 오차가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1등급을 많이 못 하고 있어요.]
등급과 함께 표시하는 단백질 함량도 유통기간 중에 변질 우려 때문에 대부분이 미검사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시행한 양곡표시제가 오히려 불신과 혼란만 키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