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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피처폰도 필요한데 구입할 수 없어서…

김정기 기자

입력 : 2012.06.11 16:40|수정 : 2012.06.11 16:40


요즘 용산전자상가나 신촌, 강남역 등의 지역을 지나가다 보면 휴대전화 판매점 거의 모든 곳에서 4G LTE 폰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빠른 인터넷 접속 속도를 자랑하며 4G LTE 폰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전시된 휴대전화 단말기를 보면 대부분이 스마트폰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피처폰 광고나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판매점 직원은 피처폰보다는 스마트폰을 고객에게 추천합니다. 가격이 비싼 스마트폰을 많이 판매하는 만큼 이익이 많기 때문이겠죠.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피처폰이 더욱더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오늘은 서서히 사라져가는 피처폰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피처폰(feature phone)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의미만 보면 낮은 연산 능력을 갖춘 저성능 휴대전화라고 나와 있습니다. 흔히 2G 휴대전화를 피처폰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3G 피처폰도 있습니다. 피처폰은 바(BAR) 형태 보다는 폴더형태로 그동안 많이 생산되고 판매됐습니다. 그리고 2G와 3G로 만들어졌습니다. LTE 4G 피처폰은 없습니다. 그리고 피처폰은 인터넷 접속이 쉽지 않습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많은 기본 기능이 피처폰에서는 볼 수 없는 만큼 피처폰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했습니다.

그런데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최근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에 집중하면서 피처폰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피처폰 라인업을 더 줄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피처폰이 출시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졌습니다. 지난달 말 삼성이 새로운 피처폰을 공개하면서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피처폰이 생산되지 않았으면 피처폰 하나로 뉴스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피처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피처폰을 원하는 사람은 아직도 있습니다. 휴대전화 이용자 가운데 특히 노약자들이 피처폰을 가장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노약자들은 굳이 비싼 스마트폰을 구입해 비싼 요금을 내면서 단말기를 사용할 필요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통화나 문자 전송을 위해 휴대전화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에 잠시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도 스마트폰을 찾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개인 정보를 입력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국내에 잠시 있는 외국인 입장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통신요금을 내지 않고도 해외에서 사용하던 단말기를 국내에서 와이파이만을 이용해 문제없이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요즘 필요에 따라 휴대전화를 두 대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정확한 사용자 숫자를 알 수 없지만, 이들 대부분 스마트폰 하나, 또 다른 휴대전화는 피처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나누어 사용하는데 휴대전화 두 대를 모두 많은 돈을 내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피처폰을 찾는 수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지난해 판매된 피처폰의 숫자를 보면 머지않아 피처폰이 우리 곁에서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판매한 피처폰은 10만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내 피처폰 비중이 스마트폰의 5%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팬택은 아예 피처폰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현재 삼성과 LG전자만 피처폰을 소량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피처폰을 구하기 힘들어진 만큼 스마트폰이 필요 없는 이용자들까지도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필요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또 이에 따른 통신비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휴대전화 사용습관과 필요에 따라 스마트폰이나 피처폰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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