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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로리에 비밀 격실…15억원 어치 기름 샜다

이경원 기자

입력 : 2012.05.30 20:43|수정 : 2012.05.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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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에 납품하는 기름을 훔쳐서 시중에 팔아온 대형유조차 기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고유가 시대 이런 식으로 기름 빼돌리는 범죄,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탱크로리 위에 올라가더니 옆에 있는 작은 유조차에 기름을 옮겨 담습니다.

갓길에 차를 세워 기름을 옮겨주기도 하고, 아예 주유소 기름 저장 탱크 안에 직접 넣어주기도 합니다.

기름을 옮겨 담는 남성들은 탱크로리를 모는 기사들.

군과 코레일에 납품하는 기름을 일부 빼돌려 몰래 팔고 있는 겁니다.

36살 정 모 씨 등은 보다 많은 기름을 훔치기 위해 기발한 수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대당 2천만 원을 들여 탱크로리를 불법 개조한 겁니다.

탱크로리의 기름 저장소 안에 비밀 격실을 설치하고 벽 밑에는 개폐장치를 달았습니다.

저장소에 기름을 주입하면 격실에도 기름이 차는데, 기름을 납품할 땐 개폐 장치를 닫아 버려 격실 안에 남은 기름을 가로채는 식입니다.

2만리터 탱크로리의 경우 4개의 격실안에 담기는 양은 800에서 1천리터 정도.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동안 이렇게 총 85만리터를 절취했습니다.

빼돌린 기름은 수도권 일대 주유소에 싸게 팔아 15억 원을 챙겼습니다.

[인천시 ○○주유소 사장 : 저한테 몇 번 왔었거든요. (기름) 사라고. 괜찮은게 있다, 필요하면 연락해라, 이런 식이죠. (그런데) 우린 살 수가 없죠. 10년 넘게 (장사)하고 있는데….]

기름을 빼돌리는 데 사용됐던 탱크로리입니다.

정 씨 일당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를 없애기 위해 비밀격벽을 제거했는데요, 하지만 탱크로리 밑부분에는 아직도 비밀격벽을 용접한 부분이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박성남/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배관에 남아 있는 소량의 기름을 가로채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사건은 탱크로리 내에 아예 큰 거금을 들여서 비밀격실을 만드는...]

코레일은 기름이 적게 납품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 (코레일) 기름 탱크가 엄청 큰 거예요. 100만리터. 차 하나 들어가서 800리터 빼먹잖아요. 육안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는 거예요.]

경찰은 차량 미행과 잠복을 수차례 반복한 끝에 일당 36명을 붙잡아, 탱크로리 기사 정 모 씨등 9명을 구속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위원양, 화면제공 : 인천방경찰청 광역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