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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텔'로 둔갑한 되의뢰 병원…운영방식 가관

한정원 기자

입력 : 2012.05.28 20:26|수정 : 2012.05.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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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큰 병원이 환자 입원 치료를 다시 의뢰하는 병원이라고 해서 '되의뢰 병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이 있는데,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운영도 이상했습니다. 이런 되의뢰 병원들이 무더기로 보험 사기에 연루된 혐의로 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정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병원.

구급차가 서 있긴 하지만 정작 병원 안으로 들어서면 대부분의 병실이 텅 비어 있습니다.

병실에 머물지 않아도 입원 처리가 가능한지 취재진이 직접 물었습니다.

[간호사 : 원칙으로는 들어와 계시는 걸로 하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말씀을 하세요. 운동도 하고 쇼핑도 하고 다 그렇게 합니다.]

근처의 또 다른 병원.

병원 소개 자료엔 호텔급 시설에 미용 프로그램까지 갖췄다고 돼있습니다.

의사는 얼굴 보기조차 힘듭니다.

[입원환자 A : 의사 선생님은 볼 일이 없어.]

[입원환자 B : 입원한 지 두달 가까이 되는데 난 한번도 못 봤어.]

이 병원들은 큰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에 대해 다시 진료를 의뢰한다는 뜻의 이른바 되의뢰병원입니다.

서울 시내에만 어림잡아 30여 곳이 성업 중입니다.

비용 부담과 입원일수 제한 때문에 대형병원에 마냥 있기 어려운 암환자들이 협력병원이란 명목으로 대형병원의 소개를 받아 찾는 곳입니다.

실제 진료는 대형병원에서 받다보니 중복 처방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선 진료가 거의 없고 병실은 숙박공간처럼 운영됩니다.

지방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생겨났지만, 편법이 동원되면서 보험 사기에 악용되는 겁니다.

[간호사 : 보험 들어놓은 것 때문에 입원을 해야 하는거예요. 하루에 10만 원씩 나오는 보험도 있잖아요.
터치는 안 한다고 하잖아, 무슨 얘기인지 아시죠?]

환자 입장에선 3만 원 정도 하루 입원비를 내고 보험에 중복 가입한 경우 많게는 하루 수십만 원씩 보험금을 챙길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보험 사기로 새나가는 보험금이 한해 3조 4000억 원, 이로 인해 국민 한 사람당 한해 7만 원씩 보험료를 더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은 병원과 환자가 짜고 가짜로 입원해 보험금을 타내는 이른바 '되의뢰병원 보험 사기'가 늘고 있다고 보고 집중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병원은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고, 환자들도 보험금 환수에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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