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육군 주력전차 개선사업과 관련한 예산 배정을 놓고 '이상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회는 정부가 요구한 액수보다 많은 예산을 배정하겠다며 '선심'을 쓰고 있으나 정작 국방부는 "필요없다"면서 난색을 표명, 통상적인 예산 논쟁과는 반대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오는 10월 시작되는 2013회계연도의 국방예산안에 육군이 보유한 'M1A2 에이브람스 전차'의 개선프로그램 예산으로 7천400만 달러를 요청했다.
이에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하원은 최근 본회의를 열고 이 프로그램에 무려 1억 8천100만 달러의 예산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또 상원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까지 추가 예산에 찬성하면서 해당 상임위원회인 국방위가 정부안에 9천100만 달러를 추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방부는 추가 예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의회의 '배려'에 손사래를 치는 모습이다.
레이먼드 오디어노 육군참모총장은 "난감한 문제는 그 전차들이 필요없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전차부대의 평균 차령은 2년 6개월 정도로, 모두 상태가 좋기 때문에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선 사령관까지 나서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굳이 전차 예산을 늘리려는 것은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군수공장의 가동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 공장은 한해 전차 생산물량이 70대를 넘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최근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대폭 감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의회가 시급하지도 않은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나서자 난감한 입장에 놓인 셈이다.
특히 M1A2 에이브람스 전차는 중부 유럽지역에 전투용으로 배치되고 있는 것이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력을 강화한다는 국방부 방침과도 맞지 않는 점도 또다른 부담이다.
이에 대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최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짜는 없다"면서 "의원들이 전체적인 전력을 감안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선호하는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려 한다면 다른 부문에서 예산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