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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우주택배' 뭘 배달하나?

신동욱 기자

입력 : 2012.05.24 08:19

민간 우주시대 개막


우주로 나아가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지만 우주개발의 역사는 길지 않다. 미국과 소련이 치열하게 체제경쟁을 벌이던 5,60년대가 사실상 시작이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내는데 성공하면서(아직도 조작 논란이 적지 않지만...) 머지 않아 우주공간이 안방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극에 달했다. 우주인, 우주식민지, 우주전쟁등을 다룬 영화가 7,80년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우주개발이란게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무엇보다 문제는 엄청난 개발비용이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 그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미국에 재정위기는 이 또한 어렵게 만들었다.

2천년대 들어서면서는 지구상공을 돌고 있는 우주정거장에 물품을 배달할 우주왕복선 사업조차 계속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다고 우주개발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더 먼 우주로 나가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 우주왕복선 사업을 포기하기로 하고 디스커버리, 엔데버, 애틀란티스등 우주왕복선을 모두 박물관으로 보냈다. 대신 그 빈자리는 민간기업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오랫동안 정부의 몫이었던 우주개발이 민간을 참여시키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을 결정한 것이다.

2012년 5월 22일 새벽 3시44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 X'사의 우주로켓 '펠컨 9'이 거대한 발사음을 내며 우주로 솟구쳤다. 이 로켓에는 최초의 민간우주선 '드래건(DRAGON)'이 장착됐다. 말그대로 '민간우주시대'가 열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드래건에는 우주정거장으로 배달할 음식, 의류, 과학장비등 550킬로그램에 달하는 물품이 실렸다.  유명 SF시리즈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로버트 두한등 우주장례를 치르기 위한 3백여개의 유골캡슐도 실렸다. 물론 첫 우주배달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였다.이미지'드레건'은 발사후 첫 24시간을 지구 상공 약 330km에서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따라 잡는데 보낸다. 이어 24일부터 우주정거장 바로 아래 2.5km 지점에서 통신과 비행시스템을 최종 점검한 뒤 25일 오전 도킹을 시도한다. 이번 사업의 최종 성공여부는 이 때 판가름나는 셈이다. 때문에 미국 항공우주국과 스페이스 X사는 이번 발사를 아직 '시험 비행'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12차례에 걸쳐 화물을 배달하는 1조8천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는데, NASA가 과연 현명한 투자를 했는지 이번 실험이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 X'사는 우주택배, 우주장례에 이어 우주관광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택배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3,4년 뒤쯤 우주정거장에 사람을 태워 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기업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에릭슈미트 회장이 우주탐사와 광물채취를 목적으로 하는 '플래니터리 리소시즈(Planetary Resources)'라는 회사를 설립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회사에는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감독한 '아바타'가 외계행성으로부터 광물을 채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영화를 현실로 옮기려는 시도인 셈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정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주 개발에 민간 참여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엄청난 개발비와 위험이 수반되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성공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사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민간기업들 역시 정부주도의 우주개발 사업이 예산문제로 난관에 부딪힌 것과 같은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우주여행'은 물론 '우주 식민지'를 건설하는 민간기업이 나올 것인가? 그 위대한 첫 발걸음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