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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경제정책 전환점될 EU 비공식 정상회의

입력 : 2012.05.22 03:39

성장정책·유로채권·금융안정·EFSF 기능 강화 등 초점


유럽연합(EU)이 유로존 경제정책의 전환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비공식 정상회의를 오는 23일 브뤼셀에서 연다.

이번 회의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공개 거론되는 등 국채 위기가 심화되고 긴축일변도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해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처음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다.

이미 독일 주도의 긴축 정책이 한계에 달했다는 인식이 어느 때보다 확산돼 있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각국 정상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유로채권 발행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기능 강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대적 경기부양책 =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EU 차원의 정책안의 골간은 헤르만 반롬푀이 정상회의 상임의장실과 집행위원회가 이미 마련했다.

이 정책안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인프라) 구축과 녹색 기술 개발ㆍ보급, 디지털 기반 경제 확산 등을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유로존 각국 정부가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강력한 긴축예산을 펴고 EU 집행위의 예산 증가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의 핵심 관건은 자금 조달이다.

이를 위해 유럽투자은행(EIB)의 자본금을 100억 유로 확대해서 이를 지렛대 삼아 이른바 EU가 보증하는 프로젝트 채권을 발행해 민간 자금을 끌어들인다는 것이 집행위의 구상이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만찬을 겸한 이번 비공식 회의에서 이러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후 실무자급회의에서 세부조정을 한 뒤 내달 28~29일 정례 정상회의에서 마무리짓기를 원하고 있다.

집행위 관계자들은 올랑드 대통령이 주장한 신(新)재정협약의 개정은 어렵다면서 이러한 경기부양책을 일종의 '보완 협약'으로 체결하는 절충안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유로채권 발행 = 이번 정상회의에선 유로채권 발행이 경기부양책 못지않게 논란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EU 안팎의 경제전문가들은 유로채권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지적해왔으나 독일 등의 완강한 반대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리스 이탈이 거론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흔들리는 등 유로존 국채위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유로채권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올랑드 대통령이 지난 주말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중요 현안이 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로채권 발행에 대해 "나만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비롯해 대부분 유로존 국가 정상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유로채권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유로존의 경제통합이 심화되고 강력한 재정적자 관련 규율이 작동되는 등 여건이 갖춰지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이다.

독일 재무부는 21일에도 유로채권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23일 비공식 회의에서 유로채권 발행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유로존 안팎의 관측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추후 재무장관회의와 공식 정상회의 등을 거치며 세부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기를 집행위 관리들은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유로채권 발행이 현실화되기까지엔 최소 1-2년에서 몇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집행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른바 `안정채권'으로도 불리는 유로채권의 도입이 경제ㆍ재정통합 과정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병행해야 하는 조치로 정상회의가 인정할 경우 그것 만으로도 금융시장의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EFSF 기능 조정 = 이밖에 유로존 구제금융기구인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이 은행들에 자금을 직접 대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EFSF 정관을 개정하는 방안도 이번 회의 주요 논의 사항 중 하나다.

지금은 EFSF는 회원국 정부에만 대출해주고 정부가 다시 자국 은행에 대출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각국 금융부문 안정은 해당국 정부의 책임이며 EFSF가 직접 대출에 나설 경우 금융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