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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친정 체제 구축… 득(得) 될까? 독(毒) 될까?

남승모 기자

입력 : 2012.05.22 09:11


새누리당 신임 사무총장에 4선의 서병수 의원이 임명됐다. 보통 3선이 사무총장을 맡아오던 관례에 비하면 선수 파괴인 셈이다. 당 대표와 함께 올 연말 대선 때까지 실무적으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4선이 맡아야 할 만큼 중요한 자리라는 얘기다.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게 정당이고 보면 새누리당 입장에서 올 연말 대선 만큼 큰 정치적 행사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 새누리당, 서병수 신임 사무총장 임명

서 신임 사무총장은 기업을 경영하다 지난 2000년 부산 해운대구청장 재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지방행정가로 시작해  2002년 부산 해운대ㆍ기장갑 보궐선거에서 16대 국회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그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하며 입지를 굳혔다.

또 18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으로 감세정책의 근간이 되는 세법 개정안, 한국은행법 개정안의 처리를 주도한 경제학 박사 출신의 정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일처리에서도 무리하지 않아 화합형 이미지가 강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비박계에서도 이 부분에는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 사무총장 어떤 자리?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살이를 하는 자리다. 재정과 조직을 총괄한다.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맡던 시절 사무총장은 지금보다 휠씬 막강했다. '돈'과 '조직'을 바탕으로 당 총재인 대통령의 명을 실행하는 실세 중의 실세 자리였다.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사무총장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때문에 사무총장은 늘 당 주류가 맡아왔다. 비박계도 주류인 친박계가 사무총장을 맡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앞으로 있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어떤 식으로 일을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는 경계 섞인 눈빛을 풀지 않고 있다.
이미지◈ 친박계 사무총장이 갖는 의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친정체제 완성도 사무총장 임명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주류인 친박계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그 기반이 공고해졌지만 역시 마무리는 사무총장 임명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당의 정치적 방향을 정하는 기구라면 사무총장은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기구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원내 정책 방향과 실행을 맡는다. 당과 원내를 모두 장악한 만큼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말이 과언은 아닌 셈이다. 체제를 정비한 만큼 이제 남은 건 대선 경선 준비다.

◈ 취임 일성, 비박계와 전쟁 선포?

경선 운영과 관련해 서병수 사무총장의 일성은 명확했다. 비박계 주자들이 요구하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은 어렵다는 것이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긴 했지만 경선 규칙을 바꾸기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예측 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당헌ㆍ당규에 있는 대로 나가는 것이 당원의 선택에 혼란을 주지 않는 예측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 규칙을 놓고 논쟁을 시작하는 순간 복잡한 다른 일들이 생길 것"이라면서 "경선 규칙을 갖고 논란을 빚게 되면 경선이 제대로 될 것인지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박계 심재철 최고위원이 최근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당 사무처에 오픈프라이머리 자료 준비를 요구한 데 대해선 "최고위에서 좀 더 의논을 해 봐야 한다. 한 분의 개인의견이 있다고 해서 사무처에서 만드는 것보다는 (최고위에서) 논의를 해서 한다고 하면 뒷받침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사견이 아닌 사무총장으로서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좀 더 봐야 한다"고 비켜 가면서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조직내 화합과 단합이 중요하다. 화합과 단합을 저해하지 않도록 대선후보 경선을 실무적으로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 경선을 강조했지만 전체적인 어조로 볼 때 비박계 주자들로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근 황우여 대표가 비박계 주자들과 연쇄회동을 갖고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이 역시 요식행위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결국 정해진 수순대로 밀고 가리라는 관측이다.이미지
◈ 득(得)과 독(毒)의 가르는 힘 '정치력'

물론 정치인이라면 모든 걸 걸어야 하는 대선을 앞두고 경쟁자가 정한대로 순순히 끌려갈 사람은 없다. 한바탕 내전이 불가피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주류와 비주류간의 힘겨루기 속에 또 다른 해법을 찾게 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대선 때마다 되풀이된 전례도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이 과정을 얼마나 순탄하게 넘기느냐다. 친정체제를 구축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음먹기에 따라 당내 경선은 얼마든지 손쉬운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 당내 적수가 없는 박 전 위원장이 파열음을 감내하면서까지 밀어붙일 경우 이미지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원칙과 논리로 설득하되 일부 양보하는 포용적 이미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전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박 전 위원장이 이를 얼마나,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정치력이라는 얘기다. 정치력의 본질은 이해관계 조정이다. 당내 갈등과 이해관계 조정도 못하는 정치인이 지도자적 역량을 보여주는 건 무리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은 연말 대선에 앞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살펴볼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