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문 도쿄 시부야 거리는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습니다. 이곳에서 허브 가게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로를 벗어나 골목길로 들어가자 허브라고 간판을 내 건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중 'Happy hurb'라는 이름의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가게 안에서는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허브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허브가 처음이라고 말하자 종업원은 여러 가지 종류의 허브 상품 가운데 가장 약하다는 것을 권했습니다. 처음부터 강한 것을 할 경우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 허브를 구입한 뒤 가게 안에서 직접 피울 수 있었지만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자신들은 팔기만 할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판매하는 쪽에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서 집에 가서 피우는 것은 자유라고 말하더군요. 점원에게 한국인 손님도 오냐고 묻자 아주 많이 온다는 대답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탈법 허브'가 거래되는 현장입니다. 정체 불명의 약물이 섞여 있는 이 허브 가루는 각종 향이 들어 있어 방향제로 위장돼 판매되고 있지만 신종 마약 대용품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흡입용으로 허브를 판매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물론 약사법 위반이지만 방향제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선 규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일본에선 이 환각 허브를 불법 허브가 아니라 탈법 허브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달 초 오사카의 한 상점가에서 이 탈법 허브에 취한 20대 남성이 자동차를 마구 몰아 여성 2명이 다쳤고 요코하마에 사는 남성 한명은 허브를 흡입한 뒤 숨지기도 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허브를 흡입한 뒤 18명의 응급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허브를 담배와 같은 방법으로 흡입하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심할 경우 구토와 함께 정신을 잃을 정도라고 합니다. 일본 신경전문가는 이 허브에 대마 성분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명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일본 정부는 이 허브의 심각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도쿄내 허브 판매소는 백 여곳으로 늘어났고 인터넷 판매와 허브 자판기까지 등장할 정도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뒤늦게 허브의 성분 분석에 나서고 업소측에 판매 자제를 요청한 상태지만 방향제로 둔갑돼 팔리는 허브의 확산을 막기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허브가 국내에도 쉽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연령 제한 없이 우리 돈 몇만원 정도면 누구나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각종 마약에 대한 규제가 철저해 지면서 이 허브 같이 신종 마약 대용품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처벌과 단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