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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좋은 건 기사가 안돼?

이민주 기자

입력 : 2012.05.20 14:45|수정 : 2012.05.21 07:26

양호한 경제지표는 외면


올해 들어 정부가 발표한 주요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편입니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전년동기 대비 45만 5000명이 늘어 7개월째 월 40만 명 증가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오르는 데 그쳐 두 달째 3%를 밑돌았습니다. 1/4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도 412만 4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5.44배로 2004년 이후 가장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같이 고무적인 내용이지만 SBS를 비롯한 언론에 그닥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이전 정권에서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에도 꽤 자랑할 만한 경제적 성취가 있었지만 메이저 신문을 비롯한 상당수 언론들은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줄곧 외면하거나 깎아내리기 일쑤였습니다.

이전 상황은 제쳐두고 요즘 언론들이 이렇게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을 비중있게 처리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먼저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이른바 체감정서와 사뭇 다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늘어나는 일자리라고 해야 상당 부분이 장년층 위주의 비정규 단순 일용직 또는 소규모 자영업이기 때문에 양적으로는 취업자가 늘었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여전히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란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물가 역시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몰라도 서민생활과 밀접한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이나 석유류, 농수산물 부문은 강세를 보여 지표와 체감 물가의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호한 지표가 상대적으로 외면 받는 또 하나 이유로 언론의 속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보다는 부진, 침체, 감소하는 경향에 주목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주식시장의 예를 봐도 오를 때보다는 요즘같은 급락장세 때, 수출 실적도 좋을 때 보다는 부진할 때, 물가의 경우 내릴 때 보다는 오를 때, 고용률은 상승할 때 보다는 하락할 때 보도 횟수가 늘어나고 처리 비중도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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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기능 가운데 하나가 본디 어떤 분야건 잘 안돌아가고 힘들 때 그 이유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인 점을 고려하면 순조로울 때 보다는 상황이 안좋은 점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주목하게 되는 듯 합니다.

이런 양상이 지속되다 보니 경제부처 관료들은 긍정적인 지표가 나올 때 마다 자신들의 기대와 달리 언론이 너무 소홀히 다루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과 불만을 토로하곤 합니다. 각종 경제지표가 안 좋을 땐 부진의 원인을 날카롭게 (때로 지나치다 싶게) 분석하며 정부의 무능을 매섭게 질타하는 언론이 지표가 호전될 때는 무심하다 싶을 만큼 '대강' 넘어가는 상황이 섭섭하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이러다 보니 정부의 노력과 실적을 부각하고 싶은 마음에 간혹 국민과 언론의 체감 정도와는 다른 지표상의 호전을 자랑하다 호되게 비판받는 경우까지 생겨나곤 합니다.

지난해 11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로 50대 이상 생계형 취업이 증가한 데 대해 '고용 대박'이라고 표현했다 심각한 청년 실업 등 현실을 도외시한 발언이라며 여론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시청자의 체감 정서와 언론의 비판기능을 의식해 SBS 역시 양호한 경제지표가 나왔을 때 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더 주목해 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정설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긍정적인 지표들은 "당연하다"며 넘어가고 부정적인 현상에 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보도 태도가 과연 바람직하느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들곤 합니다. 경제 주체들이 언론 보도에 영향 받아 현실을 주로 부정적으로, 미래를 암울하게만 본다면 투자나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경기 침체를 심화시킬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